코레일이 KTX열차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주요 부품의 사용주기를 단축하는 등 한국형 중정비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의 효력이 얼마나 갈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2월 광명역 탈선사고 이후 항공기 수준의 안전도를 확보하겠다는 공언이 무색하게 최근 연이은 KTX고장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31일 정부 대전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지난 27일 발생한 부산 금정터널 정차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해당 부품의 노후도를 일제조사해 모두 교체할 것” 이라며 “주요 부품의 사용주기도 한국실정에 맞게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우선 31억원을 들여 금정터널 사고 원인으로 드러난 보조블록의 부속품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또 1,000억원을 투입해 KTX열차의 주요 부품도 교체해 나가기로 했다.
코레일은 이들 부품의 정밀조사와 교체가 이루어질때까지 대전과 동대구, 익산 등 중간역에 정비 전문인력도 추가로 배치키로 했다.
보조블록은 주변압기에서 공급된 교류 1,100V 전원을 직류 570V로 변환하여 동력차 송풍모터와 객차내 냉난방 및 조명의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로 KTX열차에는 2대가 있다.
프랑스 떼제베 시스템을 따라 도입된 KTX운전취급 매뉴얼상으로는 보조블록 2대 중 1대가 고장이 나도 이중(듀얼)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시속 300㎞로 정상운행이 가능하다. 다만 이번 사고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한 후 10분만에 보조블록 1대가 고장 났고, 금정터널에서 나머지 1대의 작동이 멈추면서 2대 모두 기능을 상실했다. 코레일은“이런 경우는 2004년 KTX개통이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열차의 터널내 정차시 대응책도 재정비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터널에 비상통로와 탈출구 등이 갖춰져 있지만 그 동안 우연에 기대해 대처한 경우가 많았다”며“앞으로 터널내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20㎞길이의 터널에서 시운전과정을 포함하여 5차례나 열차가 멈춰 섰는데 이제야 대응 매뉴얼을 만든다는 것은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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