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안 국립고궁박물관이 6개월간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1일 다시 문을 연다. 2월부터 낡은 시설을 교체하고 전시실을 개편하는 공사를 했다. 12개이던 전시실을 주제에 따라 10개로 재구성하면서 조선의 별자리 지도와 천체관측 기구 등을 모은 천문 과학실, 왕실 의례실, 조선의 국왕실 등을 따로 마련하고, 역대 왕들의 초상화를 모시는 창덕궁 선원전의 감실과 왕실도서관인 규장각 등을 재현했다. 선원전은 일반 관객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영상 전시물과 관객이 쉴 곳도 늘렸다.
왕실 어보(御寶)를 모은 특별전시 ‘왕의 상징, 어보(御寶)’로 재개관을 알린다. 어보는 결혼이나 즉위, 책봉, 장례 등 왕실에 중요한 공식 의례가 있을 때마다 국가에서 만들어 왕과 왕후, 빈, 왕세자, 왕세자빈에게 주던 인장이다. 엄격한 절차와 형식을 갖춰 화려하고 기품있게 만들었고, 어보의 주인이 죽으면 그의 신위를 모신 종묘의 신실에 영구 보관했다. 태조의 가상시호 금보 등 어보 63점을 비롯해 어보를 보관하는 함, 그 함을 싸는 보자기와 끈, 어보가 찍혀 있는 ‘상원사중창권선문’(上院寺重創勸善文ㆍ국보 제292호) 등 229점을 주전시실인 왕실문화실에서 9월 30일까지 전시한다.
신설한 왕실 의례실에서는 갑옷과 투구, 정조대왕 초장지에서 나온 백자항아리 명기(冥器 ㆍ망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껴묻는 그릇) 등 부장품들을 10월 말까지 전시한다. 평소 수장고에 보관하고 전시에 잘 내놓지 않던 영친왕 부부의 홍룡포와 대홍원삼도는 1~5일 딱 5일간 진품을 공개한다. 영친왕은 순종의 이복동생이고, 부인은 일본인 이방자 여사다. 이 옷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가서 살던 영친왕 부부가 1922년 잠시 귀국해 순종을 알현할 때 입었던 것이다. 영친왕 부부는 1970년 환국해 창덕궁 낙선재에서 살았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