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었어?’, ‘피곤하지 않아?’, ‘고민 있구나’, ‘다음에 또 바람 쐬러와’….
보행자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치 다리가 친근하게 말을 걸 듯 난간에 메시지가 뜬다. 그리고 다리 중간의 전망대에는 다리 아래로 뛰어내리려는 사람과 이를 말리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이 설치된다.
서울 한강 다리 중 투신자살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마포대교(5년간 108명 투신)가 자살 예방을 위한 쌍방향소통형 스토리텔링 다리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한강 다리에 스트레스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힐링 개념을 적용해 자살을 예방하는 ‘생명의 다리’ 조성 계획을 31일 발표하고, 9월부터 1년간 마포대교에 시범적용하기로 했다.
투신이 발생했던 장소마다 센서가 설치돼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조명과 난간 등에 비치는 문자메시지가 보행자를 따라 반응하며 친근하게 말을 거는 방식이다. 단란한 가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노출시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생명의 소중함, 위트, 감성을 담은 문자 메시지가 적용되는 구간은 마포대교 양 방향(남단→북단, 북단→남단) 시작지점에서 중간지점까지 2개씩, 총 4개 구간이다. 시는 다리 중간 전망대 구간 양측에는 투신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이 말리는 모습을 담은 황동 재질의 1.8m짜리 ‘한 번만 더’ 동상도 설치한다. ‘생명의 다리’의 연간 운영 비용 5억원은 삼성생명이 사회공헌 형식으로 부담한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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