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계 노예의 후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가계(家系) 연구기관 앤세스트리닷컴(Ancestry.com)은 오바마의 백인 모친 스탠리 앤 던햄(1942~1995)이 400여년 전 버지니아주에 살던 아프리카인 노예 존 펀치의 11대 후손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펀치는 1600년대 초 아프리카에서 버지니아로 이주한 계약노예다. 그는 1640년 백인 노예 2명과 함께 탈출했다가 붙잡혔는데 그때 법원은 백인 노예에게는 4년의 추가 계약을 명령했지만 펀치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종신 노예로 지내야 한다고 선고했다. 연구진은 펀치가 미국 최초의 평생 흑인 노예라는 법원의 기록을 찾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러나 펀치가 자유인 신분의 백인 여성과 자식을 두면서 혼혈이 이뤄졌고 노예 신분을 숨기기 위해 아들의 성을 '번치'로 바꿔 이후 후손의 성이 모두 번치가 됐다고 주장했다. 펀치의 아들로 추정되는 존 번치는 버지니아의 성공적인 지주였으며 이후 대를 거쳐 오바마의 증조모인 레오나 맥커리(1897~1968), 외할머니 매들린 패인(1922~2008), 어머니 스탠리 앤 던햄으로 이어진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하지만 번치가 펀치의 아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족보학자 아나스타샤 하먼은 "두 사람의 관계를 입증할 자료는 없지만 정황상 부자 관계일 가능성이 높다"며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발견한 유전자와 번치가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증거도 있다"고 주장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