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이 오심으로 얼룩지고 있는 가운데 국가대표 선수이자 자신의 아들에게 가차없이 벌점을 준 '공정한' 심판이 있어 눈길을 끈다.
AP통신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뉴질랜드 카누 대표인 마이크 도슨이 30일 영국 하트포셔 리 밸리 화이트워터 센터에서 열린 카누 슬라럼 남자 예선에서 두 차례 2초 벌점을 받았으며, 이 중 하나는 케이 도슨이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케이 도슨은 마이크의 어머니로, 현재 올림픽 카누경기 심판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버지 레스 도슨도 뉴질랜드 카누 대표팀 감독이어서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 모두가 카누를 위해 런던올림픽에 총출동한 셈이다.
총 18개의 관문을 통과하는 이번 예선경기에서 케이 도슨은 아들이 5번 기문을 통과할 때 이를 건드리자 조금의 망설임 없이 벌점을 부과했다. 아버지 레스 감독은 아들의 잘못을 지적한 어머니의 선택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마이크는 경기 후 "이번 판정에 대해 코치인 아버지에게 이의신청을 조르고 싶었고 (어머니가) 야속하게 느껴졌다"고 푸념했지만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은 정말 맛있다"며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그는 "어머니는 어떤 편견도 담겨있지 않은 공정한 판정을 했고 난 변명의 여지없이 기문을 건드렸다"고 자신의 실수를 시인했다.
두 번의 벌점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는 예선 참가 총 15명 중 8위로 무난히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는 "준결승에 진출한 만큼 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싶다"며 "어머니에게 또 벌점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마이크는 이번 올림픽이 첫 출전이며, 어머니 케이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심판으로 활약한 바 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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