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에 114일 동안 구금됐다가 풀려난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씨가 30일 "4월 15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구타와 전기고문이 5~8시간 정도 지속됐다"며 구금 당시 받은 고문 및 가혹행위을 상세히 공개했다.
김씨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받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중국 측이 복면을 씌우고 심전도 검사와 결핵 검사를 한 뒤 본격적으로 고문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권위가 중국 당국의 고문 행위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고 정부도 김씨 문제와 관련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김씨에 대한 고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과의 외교 마찰과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씨는 "4월 10일부터 7일 동안 연속으로 잠 안 재우기 고문을 당했고, 6일째 되는 날에는 물리적 압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고문은 50㎝ 정도의 전기봉으로 이뤄졌고, 구타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방식이었는데 주먹으로 때리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얼굴에 엄청나게 심한 충격이 있었다"며 "30분~1시간 정도 구타하다가 얼굴에 상처가 심해 다시 전기고문을 하는 식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18일 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고문과 가혹행위 때문에 4월 16일 새벽에 묵비권을 풀었다"며 "그 뒤에는 심한 가혹행위는 없었지만 (안전부에서) 조사 받는 한 달 내내 수갑을 채우고 의자에서 잠자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잡히고 29일째 되는 날 이뤄진 1차 영사면담 전에 왜 영사면담을 오지 않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의구심을 나타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