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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홍위병으로 키울 순 없다" 홍콩 엄마들 유모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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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홍위병으로 키울 순 없다" 홍콩 엄마들 유모차 시위

입력
2012.07.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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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젊은 엄마들이 뿔이 났다. 교육 당국이 9월부터 중국공산당을 찬양하는 내용의 '국민교육'을 실시하려 하자 유모차를 밀고 아이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내 아이를 홍위병으로 키울 순 없다"며 중국 중앙정부의 영향력 확대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학부모와 교사, 학생, 시민단체 관계자 등 수만명이 29일 빅토리아공원에 집결한 뒤 정부청사까지 4㎞ 가량 거리행진을 하며 중국식 국민교육 도입 중단을 촉구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전했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를 3만2,000여명으로 추산했지만 시위를 주관한 국민교육반대대연맹은 9만여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33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민 교육 반대' '사상 통제 반대' '세뇌 교육 반대' 등의 푯말을 걸고 행진했다. 거리 행진에는 유아를 유모차에 태운 부모와 배가 부른 임산부도 함께 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아이들이 홍색(친공산당 사상)으로 물들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한 시위자의 말을 전했으며 경제일보(經濟日報)는 9개월 된 임산부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우리 아이가 세뇌교육으로 행여 홍위병이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홍위병은 1960년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신봉하고 급진적인 구습 타파 활동을 편 학생 조직이다.

홍콩 교육당국은 9월 시작하는 새 학기부터 초등학교에서, 내년부터 중·고교에서 이른바 '국민교육'을 시범 시행한 뒤 3년 뒤 이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최근 각 학교에 배포된 34쪽 분량의 '중국모델(中國模式)'이란 교재는 지면의 대부분을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 선전에 할애하며 중국공산당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식 민주주의와 서방의 정치체제 등은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홍콩 주권의 중국 반환 15주년을 맞아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는 것에 대해 홍콩 시민이 불안과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이번 시위를 보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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