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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마포로 몰려든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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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마포로 몰려든다… 왜?

입력
2012.07.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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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단체 한국장애인연맹은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사무실을 마포구 공덕동으로 옮기기 위해 30일부터 이삿짐을 싸느라 분주하다. 1986년 설립된 이 단체는 제기동에서 4년 동안 살림살이를 해왔지만, 최근 임대 계약이 끝나 새 사무실을 찾다 공덕동으로 정했다. 황석재 총무팀장은 "임대료가 많이 오른 탓에 제기동 사무실(231㎡) 보다 작은 크기(165㎡)를 알아봤는데 다른 지역은 관리비를 포함해 월세가 300만~400만원 인데 비해 공덕동에서는 250만원짜리 건물을 찾아 계약했다"며 "장애인 관련 집회나 행사를 자주 개최하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과 가깝고,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가 시민사회단체들의 새 보금자리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마포구에는 그린피스한국지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생명의숲 등 지난해 이후 이사 온 단체 약 10곳을 포함, 모두 50개 이상의 단체들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4~5년 사이에 많은 단체들이 옮겨왔다"며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굵직한 단체가 있는 종로구보다 더 많은 단체들이 마포구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종로구에서 자리잡고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는 20여 곳 정도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들이 마포로 몰리는 까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편리한 교통이 큰 역할을 했다. 망원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하철 2ㆍ5ㆍ6호선 등 대중 교통이 편리하고, 망원동 등 일부 지역은 다른 구보다도 10~20% 가량 임대료가 저렴하다"며 "고층 빌딩이 거의 없는 주택가라서 조용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업무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2010년 성북구에서 마포구 신수동으로 이전한 사회정의시민행동 관계자는 "의정 활동 감시 등을 위해 여의도 국회를 자주 오가야 하는데 서강대교나 양화대교만 건너면 되다 보니 이동 시간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한 데 모여 있다 보니 이곳 시민단체들은 2010년부터 '마포 동네단체 공동신년회'도 열고 소모임도 가질 만큼 친목이 돈독하다. 처음 신년회를 제안한 민중의집 안성민 사무국장은 "성격과 지향점이 다르지만 각 단체 사업 내용, 행사 진행 요령 등 정보를 나누는 한편 공동 프로젝트 아이템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지역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영국계 대형유통업체 '홈플러스 테스코'의 합정역점 입점을 앞두고 재래시장 상인의 피해가 예상되자 함께하는시민행동ㆍ환경정의 등 20개 단체가 시장 상인들과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망원동 주민 최모(40)씨는 "시민사회단체들이 환경 문제, 중소상인 보호 등 동네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주민들도 그 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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