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인 폴라 래드클리프(39ㆍ영국)의 올림픽 5회 연속 출전이 무산됐다. 그 동안 올림픽에서 단 한 개 메달도 따지 못한 래드클리프는 결국 부상으로 런던올림픽 참가를 포기,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는 징크스에 다시 한 번 울어야 했다.
래드클리프는 30일(한국시간) 런던올림픽 출전을 포기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런던올림픽에서 뛰고 싶지만 발 관절을 심하게 다쳐 원래 경기력을 밑도는 실력은 더욱 보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런던올림픽이 결정된 순간부터 올림픽 출전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았지만, 1주일 안에 다친 발이 회복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래드클리프는 나이와 체력 등을 고려할 때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평소 자신의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특히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을 작성한 2003년 대회를 포함해 런던마라톤 대회에서만 세 차례 우승한 만큼 이미 완벽 적응한 코스와 날씨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내 올림픽과의 악연을 끊겠다고 벼르던 상태였다.
래드클리프와 올림픽의 악연은 1996 애틀란타올림픽 때부터 시작됐다. 육상 여자 트랙종목 영국 대표로 나섰던 그는 5,000m달리기에서 5위, 2000 시드니올림픽 1만m달리기에서 4위를 기록했다. 또 트랙종목에서 마라톤으로 바꿔 출전한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완주도 하지 못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23위에 머물렀다. 2002년 뮌헨 유럽육상선수권대회 1만m 우승, 2005년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우승 등 올림픽 외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초라한 성적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래드클리프가 3주 동안 고심을 거듭한 끝에 올림픽 불참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선수생활을 아예 접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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