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004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패배를 안겼던 덴마크에 설욕하며 8년 전 한을 풀었다.
세계 랭킹 8위인 한국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올림픽파크 내 코퍼 복스에서 열린 덴마크(6위)와의 핸드볼 여자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25-24,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 전망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세대교체가 한창 진행 중이라 전력이 불안정했고, 조 편성도 좋지 않았다. 유럽의 강호인 노르웨이, 프랑스 등과 한 조에 묶였다.
그러나 저력을 갖춘 한국은 역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예선 첫 경기서 스페인을 31-27로 물리친 데 이어 '천적' 덴마크까지 잡았다. 한국은 그 동안 올림픽에서 덴마크와 4차례 맞붙었지만 1무3패로 절대열세였다. 특히 8년 전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맞붙어 2차 연장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34-34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승부 던지기에서 2-4로 무릎을 꿇었다. 유럽 텃세 속에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마지막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이 경기는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제작돼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었다.
한국은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서 다시 만난 덴마크를 맞아 팀의 간판인 김온아(인천시체육회)가 무릎 부상으로 빠졌지만 응집력이 돋보였다. 36세인 김정심(SK 루브리컨츠)을 비롯해 막내 정유라(20∙대구시청)까지 하나로 똘똘 뭉쳤다. 빠른 돌파와 과감한 슛을 바탕으로 덴마크를 몰아붙였다.
전반을 11-10으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후반 14분께 권한나(서울시청)와 우선희(삼척시청),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가 연속 골을 터뜨리며 18-15로 달아났다. 덴마크에 한 골을 내준 뒤에는 조효비(인천시체육회)와 심해인(삼척시청), 정지해(삼척시청)가 다시 연속 골을 퍼부어 21-16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다급해진 덴마크는 이후 골키퍼를 빼고 필드 플레이어만 7명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으나 한국의 촘촘한 수비벽과 골키퍼 주희(대구시청)의 거미손 수비를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종료 10초를 남기고 1골 차까지 쫓겼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지켜냈다.
2승을 거둔 한국은 1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 노르웨이(5위)와 3차전을 치른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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