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고액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던 지난해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춰 전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반값등록금’을 실현시켰던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반값등록금은 결단의 문제이며 큰 사업을 줄이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30일 서울 이화여대 음악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원순씨의 서울이야기-청춘에 답하다’에 참석해 대학생들에게 “서울시청 신청사를 짓는데 2,000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짓는데 5,000억원이 들었지만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정책에는 182억원이 들었다”며 “큰 사업들을 줄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올 여름 서울시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616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대학 등록금이 없거나 아주 싸고, 우리보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브라질도 대학 등록금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 나라들이 사회주의는 아니지 않느냐.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은 꼭 필요한 정책이어서 모든 대학들이 다 따라 할 줄 알았는데 하지 않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해 4월 재보선 패배 이후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가 재추진 의사를 밝혀 이슈가 됐던 ‘반값등록금’ 정책은 국공립대부터 등록금을 절반으로 인하하는 방안 등이 심도 깊게 논의됐지만 결국 흐지부지됐다. 정부는 국가장학금 확충으로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았고, 전국 4년제 대학들은 등록금을 평균 4.48% 인하하는 데 그쳤다.
반면 박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과 함께 이를 이행해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은 237만9,000원으로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인하됐다.
박 시장은 이날 쇼맨십에 치우친 전시행정을 한다는 지적에는 “서울시장은 갈등조정을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시민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일한 ‘트윗행정’인데 그게 쇼인가”라고 반문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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