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지금 한국 사회에 만연한 최대 이슈이다. 김건찬 학교폭력예방센터 사무총장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올 1~2월에 실시한 전국 초중고 폭력실태 조사 결과에 대해 "전국의 모든 학생이 조사에 응답했다고 가정할 경우 전국적으로 66만8,000여명의 학교 폭력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더 이상 학교폭력문제가 쉬이 넘길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 경상북도 영주의 한 중학생 자살 사건은 학교폭력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다양한 해결책들 중 제시된 하나의 방책이 바로 가해학생의 징계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지침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결책은 학생들의 '주홍 글씨'로 역할할 뿐더러 학생들을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전과자를 만들 뿐이다. 또한 학교폭력의 원인은 더 이상 오로지 학생들에게만 있다고 볼 수도 없다. 학교의 책임, 교사의 책임, 가정의 책임, 마지막으로 사회의 책임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 본질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좀 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가해자 학생 대부분은 나쁜 기질을 타고 난 것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폭력을 조장하는 분위기다. 학생들은 자신이 다른 학생을 괴롭힘으로서 또래들 사이에서 두려움을 받게 된다. 무시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학급을 휘두르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희열을 느끼게 하고, 결국 이는 악순환이 되어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또 다른 피해자를 낳게 된다. 둘째, 공감능력의 부재다. 피해자 학생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기에 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이에 죄책감마저 느끼지 않는 가해자들이 발생한다. 셋째, 자신의 내면에 불만족과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계속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정 내 불화를 견디지 못해서일 수도, 과열된 입시제도의 경쟁체제에 패배하고 좌절해서일 수도 있다. 그 갈증이 학생들로 하여금 배출구를 찾게 하고, 그러한 억눌린 감정이 잘못 배출 될 때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서로의 고통과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계발시켜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상담사를 각 학교별로 배치하여 실제적으로 모든 학생들의 심리를 치유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학교에는 미인대칭이라는 캠페인이 있다. 미소, 인사, 대화, 칭찬의 준말이다. 조례 때마다 학생회장의 구령에 맞추어 다 같이 크게 외친다. 이는 미인대칭을 목표로 삼아 한 주를 살게끔 학생들을 독려하는 효과를 일으킨다. 이타적인 생활이 학교 내에서 장려되는 분위기 덕분에 우리 학교에 학교폭력은 거의 없다. 이처럼 학교는 이타적 분위기를 지니도록 장려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다양한 성격검사,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공유해야 한다. 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인성수업을 통해 고통을 공감할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위 말하는 엄친아, 엄친딸 학생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는 것이 아니라, 소외되고 억압된 감정을 품고 있는 학생들에게 애정을 품고 손길을 내밀어 줄 교사들의 힘이 필요하다. 학생들로 하여금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 학생들도 다른 이를 존중할 줄 알게 된다. 또, 전문적인 상담교사들의 투입을 통해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과 분노를 배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로 하여금 자존감을 갖게 하는 것이야 말로 본질적인 학교폭력의 해결책이 아닐 까 생각한다.
자존감을 갖게 된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고, 더 나아가 꿈을 갖고 남을 괴롭히는 데에 쓰던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면 이는 학생들에게 더욱 건설적인 결과를 낳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훨씬 바람직한 길을 열어 줄 것이다.
경기 안산 동산고 2학년 김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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