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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2012/ 즐기는 美 양궁에 무너진 '신궁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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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2012/ 즐기는 美 양궁에 무너진 '신궁 코리아'

입력
2012.07.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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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궁 코리아'가 즐기는 양궁에 무너졌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은 남자 실업팀 선수가 147명이다. 대학부 선수를 포함하면 수는 배가 된다. 반면 미국을 포함한 유럽의 국가들은 양궁을 직업으로 하는 선수가 드물다. 미국의 경우 양궁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엘리트 선수가 전체 6, 7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양궁을 즐기면서 한다는 의미다.

한국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4강전에서 미국에 무릎을 꿇었다. 임동현(청주시청)과 김법민(배재대), 오진혁(현대제철)이 나선 한국은 219점이라는 저조한 기록으로 224점의 미국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로 인해 한국의 단체전 4연패 꿈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한국은 3ㆍ4위전에서 멕시코를 따돌리고 동메달을 목에 거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대회마다 전 관왕(금메달 4개)을 목표로 삼는 양궁 강국이다. 금메달 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금을 따면 본전, 아니면 망신"이라는 우스갯소리도 공공연하게 떠돈다. 한국뿐 해외 언론들도 한국 양궁의 금메달 가능성을 점치며 선수들을 압박한다. 선수들은 금빛 사냥의 압박감을 이겨내기 위해 해병대 극기 훈련과 야구장 훈련 등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담력을 키운다. 지금까지 이런 훈련은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게다가 남자 양궁은 28일 열린 단체전 랭킹 라운드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72발을 쏘는 랭킹 라운드에서 임동현이 699점으로 세계 기록을 세웠고, 김법민이 698점, 오진혁이 690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1~3위를 기록한 이들은 4위를 차지한 래리 고드프리(680점ㆍ영국) 등과는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막상 실전 경기에 들어서니 219점이라는 평균 이하의 성적표로 무릎을 꿇었다. 양궁 관계자에 따르면 남자 양궁은 평균 220점대 초반, 잘 나오면 220점대 중반을 꾸준히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식 미국 감독은 미국과 한국 양궁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설명했다. "여기 친구들은 서로 좋아서 운동하고 있다. 양궁을 있는 그대로 즐긴다. 압박감 속에서 경기를 하는 한국 양궁과 다르다."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에게 이기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다. 강인한 정신력과 출중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국은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족쇄'로 인해 올림픽 4연패라는 대기록에 달성에 실패했다.

런던=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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