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이동통신사인 KT의 870만 가입자 개인정보가 지난 5개월 동안 해킹으로 줄줄이 새나가는 데도 회사측은 이를 전혀 몰랐을 정도로 고객정보 관리 및 보안에 큰 구멍이 뚫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 KT의 고객정보를 빼낸 컴퓨터 프로그래머 최모(40)씨와 최씨의 후배 황모(35)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에게서 개인정보 등을 제공받은 우모(36)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0년 경력의 전문 프로그래머인 최씨와 황씨는 올 2월 자체 개발한 해킹 프로그램으로 마치 영업대리점이 KT 고객정보시스템에 접속, 개인정보를 조회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해 KT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1,700만명)의 51%에 해당하는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다. 최씨가 유출한 개인정보에는 휴대폰 번호, 이름, 주민번호, 단말기모델명, 가입일, 기기변경일, 가입요금제에 심지어 월정액 합계까지 들어 있다. 최씨 등은 이 정보를 자신들의 이동통신 텔레마케팅(TM) 사업 등에 사용, 5개월 동안 10억1,00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해킹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던 KT는 지난 12일에야 자체 보안점검에서 이상징후를 발견,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KT의 개인정보 관리부실, 보안 허술 등 책임 여부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유사 형태의 해킹 여부에 대한 보안점검을 권고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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