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강자는 없다.'
런던올림픽이 대회 첫날부터 냉혹한 승부의 세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종목별 자타공인 세계최고라는 스포츠 스타들이 라이벌과 신예들에게 승리를 내주며 '각본 없는 드라마'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양궁 한국 남자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단체전 준결승에서 미국 대표팀에게 덜미를 잡혔다. 2000년 시드니ㆍ2004년 아테네ㆍ2008년 베이징올림픽 3회 연속 우승에 빛나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쳤다. 한국 대표팀은 전날 예선에서 단체전 랭킹 라운드 합계 2,087점으로 런던올림픽 첫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던 터라 아쉬움이 더욱 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한국이 올림픽에서 양궁 전 종목결승전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이후 처음"이라며 "한국은 이번 결과를 국가적 불명예로 여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올림픽 8관왕에 빛나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도 영원한 승자가 되지는 못했다.
펠프스는 자신의 주 종목으로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던 남자 개인혼영 400m결선에서 4위에 그쳐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대신 베이징올림픽에서 펠프스와 같은 미국 대표로 출전했으나 그의 그늘에 가려있던 라이언 록티는 펠프스와의 경쟁에서 완승하며 새로운 영웅탄생을 예고했다.
여자 선수로는 첫 4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노렸던 펜싱 플뢰레의 간판스타 발렌티나 베잘리도 동메달에 머물렀다.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종료 4초를 남겨두고 한국의 남현희에게 대역전극을 펼쳐 3회 연속 금메달을 땄던 그는 결국 이번에 같은 팀 소속 디프란치스카에게 왕좌를 물려줬다.
일본 축구팀도 26일 세계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무적함대' 스페인 축구팀을 꺾어 이번 올림픽 첫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이 됐다. 일본은 이 경기 이후 단번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육상 남자100m 세계신기록 작성과 200mㆍ400m 계주를 석권했던 자메이카의 영웅 우사인 볼트는 불안한 왕좌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 그가 자신의 훈련 파트너였던 요한 블레이크에게 100m와 200m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패하자, 전성기가 끝났다는 말이 벌써 돌고 있다. 서울올림픽 육상 남자100m 우승자인 미국의 칼 루이스는 18일 인터뷰에서 "4년간 최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기 무척 어려운 만큼 올림픽 100m 2연패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공개적으로 볼트의 우승 가능성에 회의를 나타냈다. 볼트는 즉각 반박하며 햄스트링(오금줄) 등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지만, 우승에는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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