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학이 부실해서 퇴출된다고 졸업생 자격증까지 취소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학이 부실해서 퇴출된다고 졸업생 자격증까지 취소하나"

입력
2012.07.29 17:34
0 0

"벽성대 졸업자입니다. 어느 날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소한다는 공문이 시군구로 발송되고, 제가 일하는 어린이집 원장님께도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눈물만 나고 정말 앞이 깜깜합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힘들게 2년 동안 다니면서 과제물 내고 주말에 학교를 가서 공부를 하여 졸업을 했는데 이제 와서 자격증을 취소한다니요. 교수님들이 이렇게 해도 된다고 했기 때문에 공부를 했는데…, 제발 벽성대 졸업생들을 살려주세요."

부실한 학사운영으로 내년부터 폐쇄가 확정된 전북 김제 벽성대 졸업생이 전북 김제ㆍ완주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최규성 의원의 홈페이지에 최근 올린 사연이다. 벽성대는 주말ㆍ야간에만 수업을 몰아서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며 법정 수업시수를 채우지 않고도 학생들에게 학위를 부여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됐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보육교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이미 일을 하고 있는 졸업생 800여 명의 자격증까지 취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벽성대 졸업생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벽성대 졸업생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이성을 잃은 행정편의주의적 사고"라며 "만약 우려하는 일이 현실로 나타나면 행정소송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자격증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자격증 취소 예고를 통보한 상태이며, 이의신청을 받아서 구제를 해줄 수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결과를 보면 1,400시간의 수업을 채워야 학교를 졸업할 수 있는데도, 100~600시간만 수업을 듣고도 졸업하는 등 자격증 취득 자격요건에 부합하지 않다"고 말해, 취소 예고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벽성대 한 졸업자는 "주말반이 잘못된 것인줄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벽성대에 입학했었고, 교수님들께서도 우리 수업시수 부족은 과제로 충분히 보충된다고 하셨기에 믿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또 "2007, 2009년에도 교과부에서 벽성대에 감사를 나와 시정요구를 했다고 들었다"며 "좀더 강력하게 시정요구를 해, 불법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면 저희는 학교에 입학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퇴출된 다른 대학과 달리 벽성대 졸업자들의 자격증만 취소되는 것을 두고도 논란이다. 벽성대는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관계부처에 통보돼서 졸업자들의 자격증 취소에 이르게 됐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자체 감사해 폐쇄 결정이 내려진 성화대 등은 교과부가 복지부에 따로 감사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고 자격증 취소 조치도 없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왜 우리 학교 졸업생만 취소하느냐는 반발이 있는 것 같다"며 "2년 유예기간을 두고 부족한 학점을 학점은행이나 독학사 제도 등을 이용해서 취득하도록 하는 방안 등 여러 대책을 복지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