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직 한 발로 승부한다. 그 한 발이 모여 백발을 이루고 금메달도 엮어낸다."
런던올림픽 개막 이틀째인 28일(한국시간) 10m 공기권총에서 한국에 첫 금빛 총성을 울린 진종오(33ㆍKT)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는 그러면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와는 차원이 다른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진종오는 4년전 베이징에서 5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10m 공기권총에선 중국의 팡웨이(26)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4년여 절치부심한 끝에 팡웨이를 앞에 두고 멋진 설욕전을 펼쳤다. 진종오와 팡웨이는 이날 나란히 1,2위로 결선에 올랐으나 팡웨이는 4위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진종오는 막판 루카 테스코니(이탈리아)의 맹추격전에 말려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두고 1.3점차로 압박을 받았다. 자칫 메달 색깔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 그는 "마지막 발을 쏘기 직전에 아테네와 베이징 때와 같은 아쉬움(은메달)을 남기기 말자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2006년 12월에 결혼한 진종오는 올해 11월이면 아빠가 된다. 진종오는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이가) 아버지가 자랑스러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신 (KT 이석채) 회장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니 회장님을 당당히 뵐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진종오는 "올림픽은 국내 선발전을 통과해야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2016년 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겠다"며 10m 권총 2연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또 "남아 있는 50m 경기는 지금까지 시합한 경기 중 가장 부담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면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만하지 않고 정성껏 한 발 한 발 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종오와 2002년 처음 만나 10년간 선수와 지도자로 동고동락하고 있는 김선일 대표팀 사격코치는 "(진)종오는 목표를 스스로 만들어 갈 줄 아는 프로다. 국민들이 첫 금을 기대해 부담감이 많았겠지만 오히려 그걸 즐기더라"고 말했다.
런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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