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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청년창업재단의 시대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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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청년창업재단의 시대적 과제

입력
2012.07.2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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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사태가 본격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전개는 광범위한 자금경색을 의미하고 취약부문의 부담가중을 뜻한다. 더욱이 부채를 또 다른 부채로 막으려는 땜질식 처방은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미 늘어난 빚과 여전히 남아있는 조정부담, 정책 대응여력 고갈은 미래마저 어둡게 한다. 문제가 꼬여있는 국면에서 전통적인 정책선택의 폭은 그만큼 좁다.

현 상황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세계적으로 은행권이 환경변화를 못 따라가는 구태의연하고 잘못된 기준에 집착한 관행이다. 자금배분자체가 양극화되다 보니 전체적으로는 포트폴리오의 위험분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동안 위험을 잘 관리해온 결과가 오히려 집단적 위험에 노출된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자금흐름의 편중화로 인해 고용증진을 위한 산업기반의 다변화를 이루지 못한 결과이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현재의 난국 타개를 위한 전향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금융의 제대로 된 역할을 위해서는 섣부른 세계화를 위해 강조되었던 글로벌 기준의 족쇄에서 벗어난 냉철한 현실인식과 적극적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보수적인 은행권의 출연금으로 설립된 청년창업재단은 자금이 흘러갈 수 있는 금융의 영역을 넓히면서 신성장 동력을 활성화하는 난국타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단의 목적은 미래성장 주역들의 역량을 다양한 시장보정적 투자를 통해 강화하는 것이다. 자원배분의 중심인 은행권에서 태동하고 있는 이러한 변화의 조짐은 단기이익추구의 관행을 벗어난 기존 담보체계의 확장적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은행권의 청년창업재단은 과거와는 차별화된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주요 투자 대상은 이미 포화상태로 지속가능성이 낮은 중복 투자업종이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과 직결된 분야다. 둘째, 서민경제에 대한 퍼주기식의 대응이 아니라 생태계 조성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선별적이고 신중한 시장친화적 투자다. 셋째,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기 위해 무형자산의 담보가치를 존중하는 사회책임차원의 투자다.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역할이 아니라 창업생태계의 집합적 지성을 총동원한 최선의 노력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재단 활동의 원칙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를 감안한 투자대상의 선정과 인프라 조성노력이 중요하다. 투자방식도 최대한 시장친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미래성장과 고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는 분야는 작년에 제정·공표된 지식재산기본법상의 지적재산권 시장이다. 지속적인 적자를 보이고 있는 기술무역수지는 우리가 물건 만들어 파는 것 이상의 핵심가치 창출에 집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경제에서 지적재산권의 미비와 무형자산의 심각한 부족현상 극복은 고령화 충격에 대비하고 충실한 미래 준비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다. 미국 특허국의 분석에 따르면 지적 재산권 시장의 신규고용 창출효과가 GDP의 30%에 육박하고 있다. 미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모든 제반 요소에 대해 금융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경쟁력도 확보되고 성장과 고용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재원은 고용창출효과가 높은 지재권 중심의 벤처육성을 지원하는 데 우선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대상이 선정되더라도 사전 준비 없이 돈 퍼주기식으로 일관하다가는 또 다른 부실양산에 기여하기 쉽다. 단기성과에 대한 조급함, 경제구조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공급자 위주의 자금지원으로 편중·중복지원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지속가능한 창업생태계 조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청년창업재단은 기존 유관기구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미래 성장 패러다임과 궤를 같이하는 투자주체로서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은행권의 청년창업재단은 지적재산 금융의 시장보완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통해 창업생태계의 활력을 회복하면서 지속적인 고용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금융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경제생태계의 균형을 모색하는 데 창업재단의 시대적 소명이 있다.

최공필ㆍ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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