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백화점 명품 가방 판매가 주춤한 틈을 타 40~50만원대 가격대에 개성 있는 디자인의 ‘2세대’ 국산가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CM, 루이까또즈 등이 ‘1세대’ 국산브랜드였다면 이제 쿠론, 제이에스티나, 브루노말리 등 2세대 국산 가방이 대약진하고 있다. 단지 브랜드 파워만 좀 떨어질 뿐, ▦유럽 명품 못지 않은 좋은 소재에 ▦톡톡 튀는 색상을 유지하면서도 ▦40만~50만원대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여성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2세대 국산 가방의 선두주자는 FnC코오롱의 쿠론이다. 가방디자이너 석정혜가 2009년 시작한 브랜드로 2010년 코오롱FnC가 인수한 이후 매출이 100%씩 성장하고 있다. 석정혜 이사는 “최고급 타조가죽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선 주문 제작도 해준다”며 “독특한 디자인과 품질이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22개 매장에서 1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쿠론은 올해 인천공항 면세점 단독매장을 연 것을 비롯해 40개 매장에서 3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액세서리로 유명한 로만손의 제이에스티나는 지난 12일 그 어렵다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단독 부티크 매장까지 열었다. 다음달에는 백화점에 4개 매장을 열며 올해 총 18개 매장에서 3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금강제화의 브루노말리의 경우 이탈리아 신발 브랜드에서 라이선스를 들여온 것이지만 국내에서 디자인과 생산을 맡아 판매하고 있다. 금강제화 측은 “전체적 라인이 돋보이고, 엠보 소가죽(압력을 가해 결을 살린 소가죽)으로 촉감도 좋은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2세대 국산 가방 브랜드의 공통점은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들이 모두 착용하고 나온다는 점이다. 이른바 스타마케팅인데 ‘여배우 소품=유럽명품’이란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여자 주인공이 들고 나온 국산 가방들이 김남주백, 김하늘백, 이민정백 등으로 불리면서 문의와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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