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외교안보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가 한국의 대북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미 해병대 병력을 휴전선 최전방에 추가 주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CSIS는 미 국방부(펜타곤) 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기관이어서 한반도 해병 증파가 실제 미군의 군사전략으로 실현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매들린 보달로(민주ㆍ괌) 의원에 따르면 CSIS는 최근 미 국방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천안함ㆍ연평도 공격에서 한국 해병대가 대응 능력 부족을 드러낸 만큼 한국에서 미 해병대의 한반도 주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CSIS는 또 “미군은 지금도 한반도에 200명 이하의 해병 주둔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지도층은 미 해병대가 훈련을 위해 서해 북방도서(서해 5도) 등에 추가 주둔하는 문제에 긍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해병대의 구체적 주둔지와 관련, CSIS는 “해병대 기지로 현재 캠프 무적(포항)이 있지만 캠프 케이시(동두천)도 해병대의 새로운 훈련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혀 미 해병대의 휴전선 전방 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CSIS는 주한미군 2사단 병력 강화도 언급됐다. CSIS는 ▦한국군의 역량이 개선될 때까지 캠프 케이시 북쪽에 2사단 포병여단을 유지하거나 ▦2사단 헬기부대를 한반도로 복귀시키고 ▦2사단의 포병여단ㆍ항공여단ㆍ전투여단을 순환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CSIS 보고서는 또 지대공미사일로 적국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고고도방어체계(THADD) 및 저고도 요격을 담당하는 패트리어트3 미사일 등을 괌, 일본 오키나와(가데나 공군기지), 한반도 등에 배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의회에 제출한 의견문에서 “CSIS의 권고에 대체로 찬성한다”고 밝혀 보고서의 현실화 가능성을 높였다. 패네타 장관은 또 “2015년 12월로 예정된 한국의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전력을 재배치해왔다"고 밝혀 한미연합사 해체와 전작권 이양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임을 확인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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