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의 확실한 금메달 텃밭은 단체전이다. 남자양궁은 아직까지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적이 없지만 단체전만큼은 강했다. 출전하는 3명의 선수가 모두 고른 기량을 갖춰 다른 팀에 비해 우위를 점했다.
남자양궁이 29일 오전 2시10분(이하 한국시간)에 4연속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오진혁(31ㆍ현대제철), 임동현(26ㆍ청주시청), 김법민(21ㆍ배재대)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26일부터 런던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릴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실전훈련을 했다. 훈련을 진행하며 장영술 국가대표 총 감독은 "그 동안 올림픽을 철저히 준비했다"며 "선수들의 기록은 물론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단체전은 경기 전 정하는 발사 순서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어 가장 점수가 많이 나오도록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일단 윤곽은 드러났다. 에이스인 임동현이 1번 궁사로 나서고 막내 김법민, 맏형 오진혁이 뒤를 받친다.
임동현은 27일 열린 대회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자신이 보유하던 72발 합계 699점(종전 696점)의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뽐냈다.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던 큰 경기 경험이 빛을 발했다.
김법민과 오진혁도 이에 못지 않았다. 김법민은 임동현에 1점 뒤진 698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오진혁은 690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이들의 점수를 합산한 단체 랭킹 라운드에서도 2,087점이라는 고득점을 올려 5월 월드컵서 작성한 종전 세계 기록(2,069점)을 경신했다. 이로써 임동현은 톱시드를 배정 받아 개인전 1라운드에서 64위와 겨루는 이점을 얻었으며, 남자 단체전도 1위에 올라 8강에 직행했다.
남자양궁이 경계할 상대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우크라이나 등이다. 단체전에서 '금빛 활시위'를 당긴다면 상승세를 이어가 다음달 3일 열리는 개인전에서 또 한번 금메달 낭보를 기대할 만하다.
이어 벌어진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서도 무난하게 단체전 8강에 직행했다.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는 72발 합계 671점을 쏘아 1위를 차지했다. 이성진(27·전북도청)
도 기보배와 같은 671점을 기록했으나 10점 화살의 수가 많은 선수가 우위에 서는 방식의 동점 배제 원칙에 따라 2위가 됐다. 한국은 기보배, 이성진, 최현주(28·창원시청)의 점수를 합친 단체(216발) 랭킹에서도 1,993점으로 미국(1,979점), 대만(1,976점)을 제치고 1위에 올라 8강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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