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26일 부결되면서 두 의원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보당 내에선 신당권파가 주축인 원내지도부가 부결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두 의원 제명(출당)은 물 건너 갔다는 분위기이다. 구당권파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비례대표 부정 경선 논란으로 촉발된 갈등에 대한 당내 정치적, 사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 제명안이 1, 2심에 해당하는 당기위에서 두 차례 의결됐지만, 최종심에 해당하는 의원총회에서 부결되면서 사실상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만일 신당권파가 두 의원 제명을 다시 추진한다고 해도 최종 절차인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13명)의 과반(7명) 찬성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의원총회에서 캐스팅보트로 꼽혔던 김제남 의원이 무효 표를 던져 두 의원 제명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두 의원이 당적을 유지하게 됨에 따라 여야가 함께 추진하기로 한 국회 차원의 자격심사안 처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동안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자격심사안 처리를 추진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두 의원에 대한 제명 등 통합진보당의 내부 절차가 완료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자격심사안 처리와 관련해 "지도부가 당 안팎의 여론을 수렴해 국민 눈높이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명 부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될 경우 민주당이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자격심사안 처리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합진보당 안팎에서는 두 의원이 중심이 된 구당권파가 당내 헤게모니를 되찾으려는 시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석기 의원은 제명안이 부결된 직후 "진실이 승리하고 진보가 승리했다"고 주장했고, 김재연 의원은 "당이 상처를 딛고 통합과 단결을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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