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리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한 마디가 유럽과 미국 증시를 끌어 올리고, 치솟기만 하던 스페인 국채수익률을 단숨에 7% 아래로 끌어 내렸다.
드라기 총재는 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투자 컨퍼런스에서 “EBC는 유로화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며 “그 조치로 충분할 테니 나를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나치게 높은 금리가 통화정책 실효성을 저해한다”며 ECB의 임무에는 국채 금리를 관리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유럽 상황이 악화되며 ECB 개입 요구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ECB가 조만간 실제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스페인과 그리스의 상황에 따라 ECB는 ▦유로존 국가 국채 매입 ▦구제금융 자금 확충 등 본격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직후 유럽 증시는 급등세를 보여 런던 1.43%, 파리 3.10%, 프랑크푸르트 1.82%, 마드리드 3.80% 등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스페인 국채(10년물) 금리는 6.99%를 기록, 스페인 정부가 버틸 수 있는 한계선인 7%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 증시도 가파른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ECB의 개입 시기가 불투명해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반전된 지금의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앞서 무디스가 독일 은행 17곳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고, 영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7% 하락하는 등 유럽 경제는 쉽사리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최고 국가신용등급(AAA)을 유지하는 영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점치기도 한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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