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 5위권 ING생명은 KB생명과 합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ING생명이 여전히 매각의 열쇠를 쥐고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는 힘들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마감된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KB금융지주가 홀로 참여했다. 인수전에 관여한 관계자는 "AIA생명도 참여했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KB금융지주만 응찰한 것으로 안다"며 "이변이 없는 한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27일 결정된다.
ING생명 한국법인의 예상 인수가격은 3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KB금융은 약 3조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액수 차가 크지 않은데다 네덜란드 ING그룹이 한국법인에서 배당금으로 2,000억원 가량 가져간 것을 고려하면 KB금융의 인수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인수될 경우 4월 현재 자산규모 5조원을 갓 넘은 KB생명이 21조5,000억원이 넘는 ING생명을 품에 안게 된다.
KB금융은 ING생명 인수로 업계 하위권인 KB생명을 단기간에 성장시켜 지주의 국민은행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단숨에 업계 5위권에 진입해 4위권인 농협생명은 물론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업계 '빅3'와도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다.
남은 문제는 ING그룹의 결정이다. 금융권에서는 ING생명 한국법인을 당분간 보기 드물 만큼 영양가 높은 매물로 보고 있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건전성 위기나 경영난 등이 아닌 ING그룹 본사가 네덜란드 정부에 구제금융을 갚아야 하는 상황 때문에 매물이 됐다. 4월 현재까지 이익잉여금이 1조원을 웃돌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 따라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KB금융 단독입찰을 ING그룹이 받아들일지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온다.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오는 31일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한편 한국법인과 달리 NG생명 동남아법인(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수전은 대한생명과 매뉴라이프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