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여성 관광객 살해 사건은 범인 강모(46)씨가 의도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현장검증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26일 오후 2시 제주 올레길 1코스에서 시작된 현장검증에서 당초 진술과 달리 범인 강씨가 피해여성 강모(40)씨를 뒤따라가 살해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강씨가 말미오름 입구에서 운동기구가 있는 벤치에 누워 있다가 배낭을 메고 올레길을 걷고 있는 피해자를 보고 뒤따라가는 과정부터 시작됐다. 이 지역을 잘 아는 강씨는 피해여성이 쉬는 사이 앞질러 가 걸어오던 여성을 덮치고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하는 과정을 빠짐없이 재연했다.
마을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비교적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하던 강씨는 살해 장면에서는 "미안하다. 못하겠다. 그만하면 안되겠느냐"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강씨는 피해여성의 사체를 유기했던 말미오름 인근 대나무 밭으로 이동, 차량으로 사체를 옮겨 삽으로 암매장하는 과정과 흉기로 신체 일부를 훼손하는 모습도 재연했다.
하지만 강씨는 "여성과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땀이 옷에 묻어 들킬까 봐 옷을 벗겼을 뿐"이라며 성폭행 사실은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씨는 "여성을 뒤쫓지 않았고 옷도 사체를 옮기는 과정에서 벗겨졌다"고 진술했었다.
경찰은 "현장 검증은 지금까지 강씨가 진술한 내용에 허점은 없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면서 "성폭행 여부와 정확한 범행 동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와 보강수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제주시 양지공원에서 피해자 강 씨의 시신을 화장하고 유골을 서울로 운구했다. 장례식은 27일 수목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제주=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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