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KBL(한국농구연맹)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지켜본 10개 구단 코칭스태프의 눈은 매섭게 반짝였다.
26일(한국시간) 트라이아웃 마지막 날. 구단별로 마련된 테이블에는 감독과 코치, 사무국장이 한 자리에 모여 선수들의 기량을 평가했다. 이 자리에는 아직 낯선 2명의 '초보 코치'는 누구보다 열심히 경기를 지켜 보며 감독에게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바로 프로농구 불세출의 슈퍼 스타 이상민(40) 서울 삼성 코치와 추승균(38) 전주 KCC 코치였다. '이(상민)-조(성원)-추(승균)'로 명성을 떨치며 KCC 왕조를 구축했던 트리오 가운데 절친 선후배인 이상민과 추승균이 초보 지도자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재회했다.
이상민은 농구 유학을 마치고 신임 '김동광호'에 코치로 합류했고, 추승균 역시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하고 허재 감독을 보좌할 코치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 트라이아웃 도중 짬을 내 자리를 함께 한 이상민과 추승균은 멋쩍은 듯 웃으면서도 선수 때와는 또 다른 지도자로서의 고충을 털어 놨다. 이상민은 "당초 예상했던 검증된 선수들마저 3분의2 이상 빠졌다"면서 "트라이아웃에는 처음 참가해 보지만 잔 재주를 부리는'기술자'들만 많고 빅맨이 없다"면서 지도자답게 예리한 분석을 내 놓았다. 추승균도 "코치가 되니 팀 전체를 봐야 하고, 선수들의 모든 상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지도자로 만난 서로에게는 아낌없는 덕담과 격려를 보냈다. 이상민은 "(추)승균이는 현역 시절 근면, 성실 그 자체였다"면서 "나와는 정반대로 생활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추승균도 "워낙 농구를 잘 하는 선배였다. 지도자로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화려했던 현역 유니폼을 벗었지만 농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았음을 확인한 '스타 플레이어 듀오'의 만남이었다.
라스베이거스(미네바다주)=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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