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전광판에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등장한 사고에 항의하며 한 시간 넘게 경기를 거부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북한은 25일 오후 7시45분(현지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햄든파크에서 콜롬비아와 런던올림픽 여자축구 조별리그 G조 1차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 대회 조직위원회의 실수로 대형 전광판의 북한선수 사진 옆에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로 들어가려던 북한대표팀은 태극기를 발견한 뒤 경기장 입장을 거부한 채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조직위원회가 곧바로 공식성명을 통해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나온 것은 명백한 실수로, 북한 축구 대표팀과 올림픽 위원회에 사과한다"고 밝히며 재발 방지를 약속해 사건은 일단락 됐다. 이 사고로 경기는 예정보다 1시간5분 지연된 오후 8시50분에 시작됐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신의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경기장에 나가지 않으려 했다"며 "우리 선수들은 다른 나라 국기와 함께 경기를 할 수 없고, 남조선은 특히 안 된다"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2골을 넣은 김성희의 활약으로 콜롬비아를 2-0으로 완파한 북한은 29일 프랑스와 2차전을, 다음달 1일 미국과 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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