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00세까지 내 관절로/ <하> 남의 세포로 내 연골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00세까지 내 관절로/ <하> 남의 세포로 내 연골을

입력
2012.07.26 12:14
0 0

■ "뭔가 부족해, 원래 연골보다…" 줄기세포 주입 치료로 '기능 업'

관절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관절에 들어 있는 연골(물렁뼈)을 종종 지우개에 비유한다. 쓰면 쓸수록 닳는 유일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서는 물론이고, 젊은 사람도 무리하게 관절을 움직이면 연골이 빨리 닳으면서 관절염 같은 병이 생길 수 있다.

한번 닳으면 스스로 치유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닳기 시작하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관절 전문의들은 권한다. 최근에는 환자 자신의 연골로 치료하는 연골재생술보다 좀더 적극적인 줄기세포 치료법도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 연골과 더 가깝게

손상된 연골 바로 밑에 있는 뼈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골수가 나와 손상 부위를 덮게 해주는 미세천공술과 많이 쓰이지 않는 연골을 떼어다 배양해 손상 부위에 이식해주는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 같은 기존의 연골재생술로 새롭게 만들어진 연골은 환자가 원래 갖고 있던 연골과 조금 다르다. 원래 연골은 연골 중에서도 초자연골, 연골재생술로 재생된 연골은 섬유연골에 가깝다. 보통 섬유연골은 강도가 초자연골의 60~70% 수준이다. 더 약하다는 소리다. 그래서 기존 연골재생술은 수술이 잘 됐어도 몇 년 후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손상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치료하면 연골재생술보다 초자연골에 더 가까운 연골이 만들어진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줄기세포 치료로 재생된 연골은 환자의 원래 연골이 가진 기능의 최대 80%까지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미세천공술도 환자 자신의 골수 속 줄기세포의 재생능력을 이용한다. 그런데 실제 골수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는 그리 많지 않다. 골수세포 1,000만개 중 연골 재생능력을 발휘하는 줄기세포는 10만개 정도뿐이다. 환자 나이가 많거나 손상 부위가 넓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재생능력을 갖춘 줄기세포를 골라 한꺼번에 수백만 개 넣어주는 줄기세포 치료는 기존 연골재생술의 효율을 한층 높인 방법인 셈이다.

연골 재생에 쓰이는 줄기세포는 주로 중간엽 줄기세포다. 줄기세포는 몸의 어느 조직으로 자라느냐에 따라 외배엽과 중간엽, 내배엽의 3가지로 나뉘는데, 중간엽 줄기세포가 바로 뼈와 연골, 지방조직 등을 만든다. 외배엽 줄기세포는 피부나 머리카락처럼 몸 밖에서 보이는 조직으로, 내배엽 줄기세포는 몸 속 각종 장기로 분화한다. 손상 부위에 들어간 중간엽 줄기세포는 알아서 뼈가 있어야 할 자리에선 뼈가, 연골이 있어야 할 자리에선 연골이 된다.

1시간 시술, 4일 입원, 6주 목발

현재 연골 치료에 쓰이는 줄기세포는 출처에 따라 다른 사람의 제대혈에서 얻은 것과 환자 자신의 골수에서 얻은 것이 있다. 탯줄에 들어 있는 혈액에서 얻은 어린 세포를 모아 배양한 제대혈 줄기세포는 올 초 제품으로 나왔다. 환자 자신에게서 채취하지(자가) 않고 다른(타가) 사람(동종) 줄기세포로 만들기 때문에 보통 의약품처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마취 후 관절 부위를 갈라 손상된 연골에 일정한 간격으로 미세한 구멍을 내 제대혈 줄기세포를 채우고 구멍 주변에도 넣어주는데 걸리는 시간은 30~60분. 연골 손상 면적이 9㎠를 넘지 않은 성인이라면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환자 자신의 엉덩이뼈에서 채취한 골수에서 혈액을 분리한 다음 줄기세포와 각종 치료물질을 모아 연골 손상 부위에 직접 넣어주는 방법(자가골수줄기세포이식술)도 있다. 단 환자가 15세 이상 50세 이하이면서 손상 부위가 2㎠부터 최대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

고 원장은 "타가 제대혈이나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 모두 환자는 2~4일 입원한 뒤 몸무게가 쏠리는 걸 막기 위해 6주 정도 목발을 짚고 생활하면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지만 아직은 비싸다. 현재 개원가에서 기존 연골재생술은 200만원 선,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는 700만~800만원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