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전투기(F-X) 구매사업 후보 기종 중 우리 공군이 직접 비행해 평가할 수 없는 F-35A에 대해 지상 원격계측 방식의 평가도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평가 논란은 확대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26일 "미 국방부가 록히드마틴사의 F-35A를 추적기와 원격계측장비로 시험평가를 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우리 측 서한에 대해 지난 22일 보내온 공식 답변에서 원격계측장비를 통한 평가에 대해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평가 요원들이 탑승한 추적기를 띄워 비행 중인 F-35A를 평가하는 방안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미 공군도 같은 입장을 밝혔었다.
지상 원격계측장비는 전투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할 때부터 착륙할 때까지 모든 비행기록을 데이터로 남기는 장비다. 미 공군 조종사가 모는 전투기에 센서를 부착해 우리 공군 평가 요원들이 지상에서 화면을 통해 시현되는 동작을 보면서 주요 성능을 평가한다.
미국 측은 현재 70여대밖에 생산되지 않은 F-35A의 성능 관련 자료가 한국에 넘어가는 데 대한 부담감을 느껴 원격계측 평가를 피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는 미국이 성능을 공개하고도 기종 선정에서 탈락할 경우 F-35A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F-X 입찰에 참여한 다른 2개 업체인 보잉(F-15SE)과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ㆍ유로파이터)은 우리 공군 조종사에게 실제 비행 테스트 기회를 부여한다. 때문에 특정 기종만 부실하게 검증해도 되느냐는 비난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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