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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땐 그래도 한국 "유학생·이민자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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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땐 그래도 한국 "유학생·이민자 U턴

입력
2012.07.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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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를 졸업한 이주희(25)씨. 서울의 4년제 대학을 다니다 편입해 3년간 유학생활을 마친 이씨는 졸업과 동시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유학을 떠날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마음을 바꿨다. 그는 "상대적으로 국내 취업여건이 낫다고 보고 미련 없이 귀국했다"고 말했다.

지방 국립대를 졸업하고 20대 후반에 독일로 유학 갔다가 함부르크 소재 선박회사에 취직했던 김영진(47)씨. 그는 지난해 9월 무려 20년의 독일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경남 창원으로 돌아왔다. 승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국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벽을 느낀데다 고향인 한국의 경기가 재정위기로 휘청대는 독일 등 유럽보다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미국과 유럽이 흔들리는 반면,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사람보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내ㆍ외국인이 늘고 있다.

25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1년 국제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국제이동자(체류기간 90일을 초과한 입국자와 출국자) 순유입이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최고치인 9만1,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제이동자 중 입국자가 출국자보다 9만1,000명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제이동자 순유입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는 해외유학생의 조기 귀국과 역이민자 급증 등 내국인 순유입 덕이 컸다. 지난해 외국인 순유입은 2010년에 비해 7,000명 줄어든 반면, 내국인 순유입은 1만6,000명이나 늘어났다. 통계청은 "유로존 위기에다 동일본 대지진 등이 겹치면서 해외유학생이나 이민자들이 국내로 유턴한 사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국제이동자 순유입 여부는 글로벌 경기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외국인 순유입은 글로벌 경제가 활황이던 2000년 8만4,000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증가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4만8,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다음해인 2009년엔 -1,000명으로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05년에도 -1만1,000명을 기록했지만 당시는 고용허가제 실시에 앞서 불법 체류자들에게 자진 귀국 프로그램을 가동한 특수 상황이었다.

내국인들은 2000~2008년 해마다 3만∼7만명대 순유출을 기록하다가 금융위기 다음해인 2009년 처음으로 2만1,000명 순유입을 나타냈다. 글로벌 경제가 좋으면 해외로 많이 나갔다가 경기가 나빠지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글로벌 경제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 여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경기가 어려워진 2009년 1,000명 순유출을 나타냈으나, 한국 경제가 글로벌 위기를 비교적 빠른 속도로 극복한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9만7,000명과 9만명 순유입을 기록했다.

노동연구원 이규용 연구위원은 "전 세계가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연결되면서 경기 변동을 반영한 국가 간 노동력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 침체로 외국에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이 속속 유턴하면서 내국인 순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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