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에 올 들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이틀째 전국에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 폭염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3시 최대전력수요는 7,278만㎾로, 예비전력(412만㎾)이 수급 비상을 의미하는 '관심 단계(300만~400만㎾)'에 근접할 정도로 전력 수급이 불안했다. 비 소식은 없는 대신 불볕더위가 8월초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봐 폭염피해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경남 밀양(36.7도), 합천(36.2도), 경북 포항과 영덕(36도)은 체온에 버금가는 기온을 보였다. 서울 낮 기온은 전날에 이어 32.1도를 기록했다. 26일에도 서울이 34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낮 최고 31~37도까지 오를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폭염 경보와 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각각 35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이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일사ㆍ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24일에만 21명이 나오는 등 폭염환자가 줄을 잇고 있다. 25일에도 전남 나주시의 공장에서 차량적재 작업을 하던 윤모(44)씨와 광양시의 숲에서 제초작업을 하던 최모(68)씨 등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등 폭염환자가 급증했다. 온열질환자는 6월 이후 모두 143명으로 집계됐다. 24일 경남 칠곡군에서 70대 노부부가 비닐하우스 작업을 하다 숨지는 등 체력이 약한 노약층에서 사망자도 속출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폭염 사망자 집계는 3명이지만 이달 들어 최소 6명이 땡볕에 야외에서 일을 하다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닭 돼지 등 가축까지 덮치고 있다. 대량 사육 축산농가들은 축사 지붕에 물을 뿌리고 선풍기 등을 가동하고 있지만 무더위에 집단 폐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볕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전력수급 불안감도 커졌다.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27일까지 예비전력이 전력경보 관심단계인 300만㎾대로 떨어질 수 있다"며 절전을 당부했다.
부산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폭염대책반과 취약계층을 위한 건강관리지원반을 가동하고 주민센터, 경로당 등에 무더위 쉼터를 지정하는 등 폭염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특보 등 기상 예보에 유의해 실외 활동 계획을 세우고 폭염이 집중되는 낮 12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는 되도록 실외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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