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신입사원 채용에 학력제한을 없앤다. 남성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진 술 영업직에도 여성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
오비맥주 장인수(사진) 사장은 24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영업 및 관리직 신입사원을 뽑을 때 '4년제 대졸 이상'으로 돼 있는 응시자격 제한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류회사 특성상 제한을 뒀던 여성 영업사원 채용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상고 출신으로 33년간 주류 영업을 해온 그는 지난달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고졸 신화의 주인공. 발로 뛰는 현장 밀착영업을 앞세워 올초 15년 만에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맥주시장 정상을 탈환하는데 기여했다.
장 사장은 앞으로 영업직 채용에 영어성적도 보지 않을 방침이다. 그는 "지난 1년 간 영업인턴을 채용하면서 영어점수 기재란을 없앴더니 지혜와 패기를 갖춘 젊은이들이 많이 지원했다"며 "학력이나 영어 성적을 요구하면 고졸 출신의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고, 실제 회사 생활에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라고 강조했다. 관행적으로 외국어 점수 등을 요구하는 현재의 학력 중심 채용 문화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도 곁들였다.
그는 여성인력 채용을 늘리는 이유에 대해 "3개월간 영업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을 채용했더니 여성 특유의 미세한 관리가 필요한 분야에서 긍정적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현재 공석인 영업총괄 부사장 자리를 당분간 겸직하며 발로 뛰는 '바닥영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시장점유율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최근 직원들의 자신감이 되살아난 것이 큰 성과"라며 "열린 채용을 통해 능력에 따라 인정받는 신바람 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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