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살인사건의 범인 강모(46)씨는 피해자 강모(40)씨를 성폭행하기 위해 30여분이나 뒤쫓아가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피해자 강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에서 성폭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25일 "소변을 보는 것을 성추행하려는 것으로 생각한 피해자가 신고하려 해 이를 막으려고 목을 졸랐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죽어 있었다"는 범인 강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정확한 살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현장조사 결과 범인 강씨가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장소는 당초 목격자가 범인 강씨를 봤다고 한 지점과 직선거리로 700m, 걸어서 30분 이상 떨어진 곳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피해자의 윗옷이 벗겨져 있었던 점으로 미뤄 범인 강씨가 피해자를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제주대에서 피해자 강씨의 시신을 부검했지만 부패 상태가 심해 성폭행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부검의 강현욱 박사는 "경찰 조사 결과처럼 피해자는 지난 12일쯤 목이 졸려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폭행 여부 조사를 추가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범인 강씨를 구속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제주지법 최용호 영장전담판사는 "피의자가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범행을 자백했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성폭행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피해자 유족들에게 "어떻게든 속죄는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제주=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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