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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카지노, 규제 일변도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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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카지노, 규제 일변도의 위험성

입력
2012.07.2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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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는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인한 지역경제 공동화 현상을 타파하고자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설립 이래 연평균 30.4% 라는 놀라운 성장을 지속해왔다. 영업이익률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카지노 게임은 물론 스키, 골프, 컨벤션 등을 갖춰 지난해에만 500만명이 찾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리조트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얼마 전에는 개장 이래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4월 카지노에서 일부 직원이 연루된 '몰래 카메라 사기도박'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사건으로 강원랜드는 개장 후 처음으로 카지노 문을 닫고 992대의 기기에 대해 불법부착물이 있는지 점검했다.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내고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고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함께 강원랜드는 5월 아시아 최초로 FIS(국제스키연맹)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제적인 위상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전세계 110개국, 1,500여명이 참가하는 대형행사를 잘 치러내 리조트 이미지는 물론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한몫 했다.

강원랜드는 최근 들어 워터파크와 테마파크 등 관광객을 1년 내내 끌어 모을 콘텐츠를 확충하고, MICE(MeetingㆍIncentivesㆍConventionㆍExhibition)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미래성장 동력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고 한다. 카지노를 중심으로 하는 복합리조트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로 여겨진다.

이런 카지노산업의 대형화 및 복합화는 세계적 추세로 마카오와 싱가포르와 마카오 등지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재도약의 필요조건인 강원랜드 카지노 인프라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현실을 진단하자면 카지노 게임을 즐기기 위해 찾는 고객은 늘어나는데 테이블 등 게임 좌석은 턱없이 부족한 열악한 환경이다. 테이블 주위를 둘러싸고 어깨너머로 배팅하고 있는 고객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하루 평균 입장객은 8,000여 명인데 반해 게임좌석 수는 1,800석에 불과한 현실에서 발생하는 괴리는 자리에 편안히 앉아 게임 하려는 고객에게 좌석을 팔아 돈을 버는 행위까지 양산해 냈다. 수요는 넘쳐나는데 공급이 부족한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낸 역기능인 셈이다. 이는 아무리 강력하게 단속한다 해도, 좌석의 불균형으로 인한 좌석매매 등 부정행위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전과는 다른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인위적인 역기능을 해소하고, 경쟁력 있는 카지노 리조트를 만들기 위해서 넓고 쾌적한 게임 환경 조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좌석매매 등 부정적 요인을 근절하기 위해서도 게임좌석의 증설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는 비단 내국인 고객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 유치 경쟁력 제고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카지노 영업의 실질적 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는 앞서 역기능적 모순에 갇혀 발전적 해결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좀더 심하게 말하자면 주요 경쟁국의 변화와 발전은 도외시하고 오로지 땜질 처방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가뭄에 기우제만 지내는 모습으로는 근본적 해결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카지노라는 아젠다를 정확히 판단하고 예측해 산업적 순기능은 키우고, 사회적 역기능은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규제위주의 정책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도덕 국가를 지향하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카지노 리조트'를 눈 여겨 보는 것도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조언하고 싶다.

강원남부권 폐광지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출범한 강원랜드는 올해로 창립 14주년을 맞이했다. 투명한 운영을 기반으로 한 환경개선이 리조트 전체의 경쟁력이라는 명제를 정부와 지역사회, 임직원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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