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유력했던 인수 후보가 중도에 포기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는 다음 정부의 몫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5일 오후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임원진과 이사진이 참여한 긴급 간담회를 열어 오는 27일 마감하는 우리금융에 대한 예비입찰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어윤대 KB금융 회장, 이경재 KB금융 이사회의장 등 10명의 이사들이 참석, 약 20분 동안 진행됐다. 이사회에 참석한 KB금융 고위관계자는 “큰 격론은 없었다”며 “인수ㆍ합병(M&A) 사안과 관련해서는 비밀유지 의무가 있어 참여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KB금융 관계자는 “지금 금융 안팎의 상황이 인수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인수전 불참을 사실상 인정했다.
앞서 13일에도 KB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 여부를 논의했으나, 당시 대내외적 경제 여건 불확실과 ING생명 인수 등을 이유로 이사들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민은행 노조의 인수 반대와 최근 금융권을 휩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조작 의혹, 여기에 국민은행의 대출계약서 고객서명과 대출액 조작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더 이상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아울러 여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정치권 모두 우리금융 매각을 차기정부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도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이 입찰에 불참키로 하면서 우리금융 매각은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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