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 주 두 번째 합동 토론회에서는 전날에 이어 '문재인 대 비(非)문재인' 구도가 재연됐다. 지지율에서 앞서 있는 평가를 받는 문재인 후보에게 나머지 7명의 후보들이 '참여정부 실패론'을 고리로 집중 포격을 가한 것이다. 특히 손학규 후보는 문 후보와 설전에 가까운 공방을 벌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먼저 손학규 후보는 "문 후보가 참여정부를 성공한 정부라고 해 놀랐다. 중산층이 줄고 빈곤층이 늘어나 양극화가 본격 시작됐는데 성공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후보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실패한 역사라고 하는 것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인데 그렇게 말하는 건 민주당 정체성에 맞지 않다"고 손 후보의 옛 한나라당 전력을 은근히 거론하며 반박했다.
그러자 손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530만표 차이로 졌는데 아무런 반성도 없이 내가 참여정부 소속이었다고 항변만 하면 정권 교체가 어렵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두관 후보는 "문 후보가 총선 전까지 정치인이 아니어서 정치 활동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했지만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은 정치인이 아니냐"고 따졌고, 문 후보는 "민정수석은 정치와 거리를 두는 게 마땅하다"고 답했다.
조경태 후보는 "총선에서 민주당이 부산ㆍ경남에서 3석 획득에 그쳤는데 문 후보가 친노ㆍ비노를 통합하려고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고 공격했고, 김정길 후보도 "입당한 지 1년도 안돼 민주당 이름으로 의원이 되고 대통령 후보가 된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문 후보는 "대북송금 특검은 민주당과 호남을 분열시키며 호남분들에게 상처를 남겼다"면서도 "당시 자금을 제공한 현대그룹에서 밝히고 나서 수사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후보는 "문 후보의 특전사 복장이 화해를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광주항쟁에 대한 가해자 사과도 없는 상태에서 특전사의 위용을 드러내야 했는가"라고 지적했고, 문 후보는 "광주항쟁의 특전사 투입은 정치 권력의 잘못일 뿐인데 피해자인 특전사 장병들에 대한 지나친 모욕은 유감"이라고 맞받아 쳤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연대 방식에 대해 문 후보는 "견제할 때가 아니라 단일화 상대로 생각해야 한다"고 연대론에 무게를 실은 반면, 손학규 김두관 후보는 '민주당 자강론'을 앞세웠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5ㆍ16 쿠데타를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들이 맹비난했다.
"역사 인식이 상식적이지 않다"(문 후보), "유신이란 섬에 갇혀 아버지 독재자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손 후보), "대통령이 되면 교과서를 고치자고 할까 봐 겁난다"(정세균 후보), "부친의 묘에서 할만한 얘기"(박준영 후보)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정세균 후보는 이날 대선 캠페인 등에 사용할 슬로건으로 '내일이 기다려진다'라는 문구를 택하고 이를 형상화하는 이미지인 PI로는 떠오르는 태양을 형상화한 원형 심볼과 37.2℃ 로고를 내걸었다. 정 후보 측은 "원형 심볼은 원만한 소통을, 37.2℃는 여성의 생명 잉태 온도로서 경제ㆍ 정의ㆍ 사람을 살리겠다는 정 후보의 정책철학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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