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인과 비박 주자 4인의 대결이었다."
24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주자들의 첫 TV토론회를 지켜본 한 여권 관계자의 관전평이다.
KBS, MBC, SBS 방송 3사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비박 주자들은 유력 주자인 박근혜 후보의 대선 공약과 역사인식, '사당화' 논란 등을 놓고 협공을 벌였다. 박 후보는 비박 주자들의 계속되는 공세에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반박했다.
먼저 김문수 후보가 '박근혜 때리기'의 선봉에 나섰다. 김 후보는 최근 홍콩으로 출국한 박 후보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를 거론하며 "'만사올통'이라는 말을 들어봤나. (이명박 정부에서) 만사가 '형통'하다가 (이제는) 올케에게 다 통한다는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조카가 외국에 연수간 것까지 도피성이라고 해 좀 미안한 생각도 든다"며 "알아보니 검찰에서 문제가 된 것은 없다고 한다. (김문수 후보가) 자꾸 대립을 말하는데 대립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의 역사 인식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임태희 후보는 '5ㆍ16은 아버지로선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박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5ㆍ16을 쿠데타로 규정한 역사교과서를 개정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은 뒤 "일제시대에 근대화됐고, 12ㆍ12사태 이후 경제가 발전했지만 일제 합방과 12ㆍ12사태를 정당화할 순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박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제 발언에 찬성하는 분이 50%를 넘었다"며 "일제합방과 12ㆍ12사태까지 연결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고 어거지"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태호 후보는 "많은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가 무시되면서 사당화 지적이 나온다"고 가세했고, 안상수 후보도 "박 후보가 2번이나 당을 구했다지만 당내 민주주의, 독재 논란으로 갈등의 축이 되기도 했다"고 공격 대열에 섰다.
그러나 박 후보는 "사당화로 좌지우지했다면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문제가 제 생각과 반대되는 결과로 나올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이날 경선 주자들은 나란히 이명박 정부의 공과를 평가했는데 후보 별 온도차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먼저 박 후보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해왔다는 점은 평가 받아야 한다"면서도 "경제 성장률 등 총량 부분의 경제 정책에 치중해 성장의 온기가 서민에게 골고루 퍼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후보는 "대통령 리더십과 CEO 리더십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대통령은 너무 '예스맨'만 좋아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고 김태호 후보도 "정치를 무시하고 소통 부재로 국민을 통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박한 점수를 줬다.
그러나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 후보는 "합리적 실용주의 기조는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 안 후보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등은 긍정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김성환기자 bul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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