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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일대 '음란 전단지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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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일대 '음란 전단지 숨바꼭질'

입력
2012.07.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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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로변까지 음란 전단지가 넘쳐나는 탓에 저녁에 딸아이와 함께 집 밖에 나가려면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민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서울 강남역 인근 서초2동 신동아 아파트에 거주하는 윤모(50)씨는 대학생 딸과 함께 외출하는 게 두렵다. 강남역 일대 오피스텔에서 성행하고 있는 유사 성매매 업체에서 음란 전단지를 대량으로 살포하고 있어서다.

서초구청 광고물 정비팀 소속 공무원 7명이 음란 광고물 단속에 나선 24일 밤, 강남역 일대는 수 백 장의 음란 광고지가 나뒹굴고 있었다. 광고지는 반나체에 가까운 여성의 사진과 낮 뜨거운 광고 문구로 도배돼 있었다. 서초구청 조선호 주무관은 "몇 달 전만 해도 강남대로가 음란 전단지로 뒤덮이는 날이 많았다"며 "최근 주 1회씩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줄어든 게 이 정도"라고 귀띔했다.

1일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육박해 명동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손꼽히는 강남역 일대는 밤을 유혹하는 음란 전단지의 근원을 뿌리뽑기가 어렵다. 현행법상 불법 전단지를 유포할 경우 경범죄로 과태료 5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음란 전단지의 경우 청소년 유해물로 청소년보호법에 의해 입건도 가능하다. 하지만 배포자들이 밤부터 새벽까지 차량과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이동하면서 대량으로 음란 전단지를 투척하고, 성매매 업소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을 사용하고 있어, 관할 강남ㆍ서초구청이 현장에서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서초구청의 한 관계자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수시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심야에 이뤄지는 전단지 배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시도 청소년보호법을 바탕으로 4년째 단속을 벌여 지난해 서울시 전역에서 149명의 음란 전단지 배포자를 입건하는 등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있다. 지난 6월 한 달간 강남역 일대에서 기획 수사를 벌인 서울시 특별사법경찰과는 음란 전단지 배포자의 다수가 도주하거나 소환에 불응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별사법경찰과 박중규 과장은 "입건을 하더라도 50만∼300만원의 벌금형에 그치기 때문에 범죄 억지력이 다소 약하다"며 "이들을 구속시키기 위해서는 전단지 배포에 따른 성매매 행위 자체를 적발해야 하지만 서울시는 단속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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