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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돌고 돌아 사모펀드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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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돌고 돌아 사모펀드에 매각

입력
2012.07.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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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매각작업이 결국 M&A 아닌 투자유치로 끝났다. M&A시장의 최고 매물이었던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기업들은 "M&A의 신뢰 자체가 훼손됐다"며 불만이 팽배하다. 그룹 재무구조건전화를 위해 알짜기업까지 내놓으며 '큰 결단'에 찬사를 받았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매각작업을 주도했던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웅진그룹은 "KTB PE(사모펀드)와 함께 신설법인을 만들어 웅진코웨이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수개월 동안 진행된 매각작업에 적극 참여해 우선매각협상자로까지 거론돼 왔던 GS리테일이나 중국 콩카그룹 등이 아니라, 본 입찰에 참가하지도 않았던 사모펀드와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이 법인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토록 한 것이다.

신설법인 지분은 웅진홀딩스가 40%, KTB측이 60%를 보유하지만 경영권은 웅진그룹이 갖는다. 웅진그룹은 4년 뒤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킨 뒤 자금을 조달, 웅진코웨이를 다시 재매입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결국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투자자만 유치하는 선에서 경영권을 계속 보유하게 됐으며 향후 되살 수 있는 길까지 만들었다.

유치자금은 총 1조2,000억원인데, 이중 웅진홀딩스가 투자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총 9,600억원의 현금이 유입돼 웅진그룹의 재구무조 개선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은 당초 자금압박이 커지자 핵심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키로 하고 M&A절차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1조6,000억원의 매출에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계열사를 처분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매각 초기단계부터 "윤 회장이 경영권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기업에 매각하고 싶어한다" "경쟁사인 교원그룹은 경영권을 되찾아 올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처음부터) 배제됐다"는 등의 말이 나왔다.

그 결과 처음엔 GS리테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론됐고 이후 중국의 콩가그룹과 구체적 매각협상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경영권을 유지한 채 사모펀드로부터 자금만 유치하는 쪽으로 결론나게 됐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지난 2월 매각발표 때에는 웅진코웨이 주가가 4만원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5,000억원 정도를 기대했지만 주가하락으로 현재는 1조2,000억원 밖에는 받을 수 없어 이런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웅진그룹은 경영권도 유지하고 신규자금도 유치하는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매각 진행 과정에서 주관사가 웅진코웨이 몸값을 올리기 위해 지나치게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나왔고, 최종 인수자가 본입찰에 참여도 하지 않은 사모펀드로 결정되자 M&A 업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수전에 참여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M&A가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인데 본 입찰에 참가하지도 않았던 업체가 선정되는 등 비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결과적으로 이번 M&A는 입찰참가자들을 모두 들러리로 만들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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