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은 없었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괴물' 류현진(25ㆍ한화)이 '에이스'로서 완벽히 부활했다.
류현진은 24일 대전 롯데전에 선발 등판,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8안타 2볼넷 3실점으로 시즌 첫 완투승(4승5패)을 거뒀다. 129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삼진은 10개였고 직구 최고 시속은 151㎞를 기록했다. 한화는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4-3 역전승을 거두고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눈물 겨운 호투였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18일 대전 삼성전ㆍ2이닝 8실점)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인 게 마음에 걸린 듯 했다. 경기 초반엔 선취점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도 보였지만 오히려 코너워크에 신경 쓰는 계기가 됐다. 롯데 타자들은 류현진의 서클 체인지업(28개), 커브(12개), 슬라이더(11개)에 전혀 타이밍을 맞히지 못했다.
류현진은 2회초 선두 타자 5번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6번 박종윤의 희생 번트, 7번 황재균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또 계속된 1사 2루에서 8번 박준서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3회를 3자범퇴로 막은 데 이어 8회까지 단 3명의 주자만을 출루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특히 이 때까지 113개의 공을 던지면서 9개의 삼진을 잡았다. 리그에서 가장 스윙이 빠르다는 전준우(2개)와 손아섭(2개), 노림수가 좋은 홍성흔(3개)의 방망이는 연거푸 헛돌았다.
다소 많은 투구수에도 류현진은 9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올 시즌 첫 완투승과 팀 승리를 위해 "충분히 던질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물론 1승으로 가는 과정은 험난했다. 9회초 1사 후 강민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박종윤, 김문호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ㆍ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9번 대타 정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2시간48분의 경기를 자신의 손으로 끝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이틀 동안 잘 쉬어서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다. 지난 경기에 많이 맞아서 오늘은 코너워크에 더욱 신경 썼다"며 "대체적으로 공은 많았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두 자릿수 승수를 하고 싶고 통산 100승을 채우고 싶다"고 웃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