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두 차례 소환에 불응한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해 25일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당초 24일 영장 청구를 검토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 출석한 권재진 법무부장관을 몰아세우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임석(50ㆍ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2008년 4월 총선 무렵 보좌관을 통해 지역구인 목포에서 2,000만원을, 서울 여의도에서 직접 3,000만원을 받는 등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임건우(65ㆍ구속기소) 전 보해양조 대표로부터 3,000만원을 수수한 정황도 포착, "임 전 대표가 박 원내대표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말을 들었다"는 오문철(59ㆍ구속기소)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의 진술을 토대로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저축은행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던 김희중(44)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구속 수감했다.
김 전 실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위현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임석 회장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1억여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았다.
김 전 실장은 이날 밤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치소로 가면서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측근 비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죄송하다. (대통령을) 입에 담는 게 불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답했다.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괴 2개(시가 1억2,000만원 상당)를 수수한 혐의를 받은 김세욱(5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선임행정관도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됐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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