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가나 안철수, 낮이건 밤이건 안철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이라는 책을 낸 데 이어 23일 밤에는 SBS TV의 '힐링 캠프'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언론매체의 각종 보도와 칼럼, 논평은 온통 안철수다. '힐링 캠프'는 책이 나오기 하루 전에 이미 녹화를 마쳤다니 출판과 언론을 통한 홍보전략은 생각대로, 아니 생각 이상으로 대히트를 한 셈이다.
■ 어제 을 구입한 사람은 '1판 20쇄 발행 7.31'이라고 찍혀 있는 걸 보고 놀랐다. 발매된 지 불과 엿새 만에 20쇄라니 역시 대단한 기록이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출판시장이나 문화사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16일 최종 원고를 넘겨받은 출판사 김영사는 제작기간이 길어질수록 여러 문제가 생길 거라는 판단 아래 단 사흘 만에 책을 만들어 냈다. 출판사 관계자는 "원고가 완벽해 교정만 보면 될 정도였으며 직원들이 프로들이어서 작업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 대선 출마 여부에 관한 명확한 대답은 책에도 없고 방송에서도 하지 않았지만, 내용은 출마를 전제로 한 발언이라 해도 될 정도다. 안 원장은 모든 문제에 대해 온건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만한 정답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내세운 '복지 정의 평화' 이 세 가지 화두에 관한 각론도 많은 연구를 했다는 인상을 준다. 안 원장이 종전에 낸 책과 달리 혼자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대담을 통해 생각을 밝히는 것이어서 읽기도 쉽다. 책을 잡으면 몇 시간 만에 다 읽게 된다.
■ 그런데 왜 '문화'가 없을까? 안 원장은 여러 분야의 질문에 대해 자료와 통계를 들어가며 갈고 닦은 공부 실력을 보였다. 그러나 한 달 반 동안 2~3시간씩 아홉 차례 대담자를 만났는데도 왜 문화는 에서 빠졌을까? 안 원장은 창의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좋은 질문을 할 줄 알아야 하고 좋은 질문을 하려면 우선 호기심을 갖춰야 한다는 충고를 젊은이들에게 하고 있는데, 문화는 좋은 질문거리가 아니거나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 분야인 것일까? 아쉬움과 의문 속에 책장을 덮는다.
임철순 논설고문 yc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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