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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미술작가 11팀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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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미술작가 11팀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전

입력
2012.07.2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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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냉기가 흐르고 천정에서 지하수가 뚝뚝 흘러내리는 제2땅굴. 안전모를 쓰고 500m쯤 걸어 들어가 마주한 땅굴 끝에는 눈부신 샹들리에가 분해된 채 거울 위에 놓여있었다.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디륵 플라이쉬만(38)이 제2땅굴에 설치하기 위해 새로 작업한 '샹들리에 363-941'.

2년 전 개성공단에서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 제작 과정을 영상에 담기도 했던 그는 과거 땅굴을 파던 인부들이 잠시 쉬어가던 공간에 눈부신 샹들리에를 설치했다. 샹들리에의 빛과 땅굴의 깊은 어둠은 극명하게 대비되며, 거울에 투사된 샹들리에와 땅굴 내부 풍경은 한층 이질적이다.

23일, 서울 시내에서 2시간 반 만에 도착한 강원도 철원은 너른 평원과 주위를 감싼 산 능선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러나 고요한 평화 속엔 긴장과 피의 역사가 감춰져 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으로 설정된 비무장지대. 아이러니컬하게도 '비무장'이란 이름 하에 철저하게 무장된 철원 일대 DMZ 접경지역에서 예술은 의문을 제기한다. 28일부터 9월 16일까지 열리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2012'전에서다. 남북한 관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전쟁의 경험과 기억, 대치와 공존의 역설을 탐색해온 한국, 프랑스, 독일 등의 다국적 작가 11팀이 모였다. 아망딘 페노, 디륵 플라이쉬만, 황세준, 김량, 김실비, 이주영, 프랑소와 마자브로, 사이몬 몰리, 노순택, 파트타임 스위트, 니콜라스 펠처 등이 비무장지대를 새롭게 해석한 회화, 영상, 사진, 설치 작품 등 15점을 선보인다.

전시작품은 철원군청에서 주관하는 '철원안보관광' 코스를 따라 설치되어 있다. '철의삼각전적지 관광사업소'에서 출발해 '제2 땅굴', '철원평화전망대', '월정리역', '노동당사' 의 순서로 이어진다.

사진작가 노순택(40)씨는 철의삼각전적지 관광사업소 2층, 평화전망대, 월정리역 등에 안보관광 온 일반인의 뒷모습을 담았다. 그는 "분단 조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소지만 관광지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곳 일상을 들여다 본 작업도 눈길을 끈다. 아망딘 페노(30)는 철원 소재 부대소속 군인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담았고, 아버지가 실향민이라는 김량(40)씨는 철원 내 여러 마을 주민들의 삶을 1시간 30분의 인터뷰 영상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철원군에서 운영하는 철원안보관광에 참여해 관람하거나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출발하는 전시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문의 (033)450-5558~5559 / 070-8233-5335

철원=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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