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속한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는 판도를 점치기가 매우 어렵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 시스템 '인포(Info) 2012'가 한국, 멕시코, 스위스를 모두 메달권 다크호스에 꼽았을 정도다. 가봉도 만만히 볼 수 없다. 최근 기세에서는 단연 한국이 앞서고 있지만 세 팀 모두 얕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요주의 인물 1순위, 마르코 파비안
'홍명보호'의 첫 상대인 멕시코는 조 추첨 당시만 해도 B조 최강으로 꼽혔다. 그러나 예상만큼의 전력은 갖추지 못했다. 특히 20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1-2로 진 것은 한국에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결과다.
그러나 방심할 수 있는 상대는 결코 아니다. 특히 공격력이 위협적이다. 치차리토(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림픽 출전은 불발됐지만 개인기가 빼어난 히오바니 도스 산토스(토트넘 홋스퍼)와 마르코 파비안(치바스)은 요주의 대상이다.
도스 산토스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 시절'신동'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재능이다. 성인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여러 팀을 떠돌았지만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13경기에 출전, 2골 3도움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파비안은 멕시코 축구의 '떠오르는 태양'이다. 런던 올림픽 북중미 예선에서 5골을 터트렸고 지난 5월 툴롱컵에서는 5경기에서 7골을 작렬하는 괴력을 뽐냈다. 최근 영국, 일본과의 친선 경기에서도 잇달아 골 맛을 봤다.
에이스 공백에 흔들리는 스위스
스위스는 멕시코 못지않게 부담스런 상대로 꼽혔다. 지난해 21세 이하 유럽선수권에서 스페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고 올림픽 대표팀의 중추들은 A대표팀 세대 교체의 주역으로 중용됐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에 나서는 스위스의 전력은 예상보다 떨어진다. 소속 팀의 반대로 올림픽 출전이 불발된 공격의 핵, 세르단 샤키리(바이에른 뮌헨)와 그라니트 샤카(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의 공백을 메울 뾰족한 대안이 없다. 샤키리, 샤카의 공백은 18일 열린 세네갈과의 친선 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스위스는 측면을 활용한 단조로운 공격으로 무득점에 그치며 0-1로 졌다.
오른쪽 날개 파비앙 프라이(바젤)와 스트라이커 아드미르 메흐메디(디나모 키예프)가 경계 대상이다. 특히 메흐메디는 지난 5월 독일과의 A매치(3-5)에서 골을 터트리는 등 만만찮은 결정력을 지니고 있다.
베일의 팀 가봉
가봉은 B조에서 '이름 값'이 가장 처진다. 그러나 아프리카 지역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는 점 만으로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이다. 지난 1월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8강에 오르는 등 가봉 축구는 최근 들어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럽에서 뼈를 키운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가봉 축구를 이끌고 있다. 올림픽 엔트리 18명 가운데 와일드 카드 3명을 포함한 9명이 A대표팀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경계 대상 1호는 박주영(아스널)과 AS 모나코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23ㆍ생테티엔)이다.
오바메양은 가봉의 국민스타다. 2007년 AC 밀란(이탈리아)에 입단했고 릴, 모나코 등에서 임대 생활을 거친 후 지난 해 생테티엔(이상 프랑스)으로 완전 이적했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 1 32경기에 출전, 16골을 작렬했고 2012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8강 진출의 선봉장이 됐다.
가봉은 오스트리아에서 전지훈련을 치렀고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치러 0-2로 완패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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