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주석 후진타오ㆍ胡錦濤)가 남중국해의 시사(西沙)ㆍ중사(中沙)ㆍ난사(南沙) 군도를 관할하는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에 사단급 경비구의 설치를 승인했다. 유권자가 1,100여명에 불과한 곳에 사단급 경비구를 설치해 상주인구보다 더 많은 군인을 보내려는 것이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는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일각에는 싼사시의 인구가 수백명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 언론들은 23일 하이난성 융싱다오(永興島)에서 열린 싼사시 제1차 인민대표대회 첫 회의에 시사ㆍ중사ㆍ난사 군도에서 15명씩 모두 45명의 대표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샤오제(肖杰) 하이난성 과학기술청장을 시장으로 선출했다. 중국 언론은 이들 인민대표가 1,100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한 선거에서 당선됐다고 전했다. 회의를 생중계한 CCTV는 중앙군사위가 최근 광저우(廣州) 군구에 인민해방군 싼사 경비구를 설치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당초에는 여단급 군구를 설치하려 했으나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사단급 경비구를 설치키로 한 것이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달 "행정구획 단위에는 그에 상응하는 군사기구가 설치돼있다"며 "국무원이 싼사시 설립을 비준한 만큼 군대도 군사기구를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싼사시에 사단급 경비구를 설치키로 한 것은 군사력을 통해 남중국해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사단급으로 편성되는 싼사 경비구는 군사작전을 하는 동시에 도서 경비 및 민방위 동원, 민병ㆍ예비역 부대 지휘 등을 맡는다. 싼사시 관할 해역의 면적은 260만㎢로 중국 영토(959만㎢)의 4분의 1이 넘는다.
난사군도를 쯔엉사 군도로, 시사군도를 호앙사군도로 부르며 행정구역에 편입시켜 관리하고 있는 베트남은 중국의 조치가 베트남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