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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저장 유수지에 공원·도서관·기숙사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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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저장 유수지에 공원·도서관·기숙사 조성

입력
2012.07.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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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집중호우 때 저지대 침수 방지를 위해 빗물을 모아두는 유수지가 대학생 기숙사, 도서관, 공연장, 체육공원 등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2,339억원을 들여 시내 유수지 52곳 중 시설이 낡아 정비가 필요한 33곳을 주민 친화공간으로 바꾸는 내용의'유수지 활용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시설정비가 잘 된 나머지 19곳의 유수지는 여건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유수지 위에 덮개 구조물을 만든 다음 그 위에 공원, 건물을 조성하거나 유수지 바닥을 정비해 비가 올 때는 물을 모아두고 평상시에는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시의 유수지 활용계획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은 강서구 가양 유수지와 광진구 구의 유수지다. 악취가 나고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민원이 쇄도했던 가양 유수지에는 총면적 6,149㎡의 다목적 공공복합시설이 지어진다. 여기에는 아래 공간을 살려 유수지의 홍수 방지 기능을 그대로 살린 채 기둥 위에 건물을 올리는 '필로티 공법'이 사용된다.

이 공법은 올 초 박원순 서울시장이 방문했던 일본 요코하마 월드컵경기장에 사용된 것으로 경기장은 지상 8m 높이에 기둥으로 받쳐져 있고 아래 유수지는 390만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어 츠루미강 수해를 예방한다.

가양 유수지에는 도서관, 공연장, 체육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구의 유수지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학생 기숙사가 건립된다. 시는 지방 출신 저소득층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이 기숙사를 활용할 예정이다.

난지, 성내, 성산, 신도림 유수지 등 공원녹지가 적은 지역에는 근린공원이 조성된다. 시는 공원에 수질정화 기능이 있는 나무를 심고, 벤치 등 휴게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밖에 오금, 독산, 금호, 잠실, 탄천 유수지에는 생활체육시설을, 신천, 옥수, 용산 목동 유수지에는 시민들의 소통공간인 도시광장을 각각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유수지를 통한 하천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2020년까지 가양 유수지 등 8곳에 32만톤 규모의 저류조를 설치하고, 악취 개선을 위해 수문, 방지 덮개, 차단 커튼 등 악취 저감 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권기욱 시 물관리정책관은 "도심에 공원과 도서관 등 주민친화시설을 건립하려면 토지보상에 만도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지만 유수지를 활용할 경우 한 곳에 100억원 미만의 예산을 투입하면 돼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유수지는 52곳으로 총면적(182만㎡)이 서울어린이대공원(60만㎡)의 3배에 이르지만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방치되는 데다 청소차량 차고지(전농) 재활용품 선별장(난지) 등 기피시설이 들어서 있어 이전을 요구하는 민원이 잇따랐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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