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번째 치러지는 하계올림픽에서 역대 가장 불행한 대회는 뮌헨올림픽이다. 1972년 9월 5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테러단체인 '검은 9월단'이 올림픽선수촌에 침투해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을 납치해 살해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신의 분노'라는 암호명의 보복 작전을 7년에 걸쳐 수행해 희생된 선수와 같은 수의 테러관여자 11명을 암살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 보복 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을 제작했다.
■ 올해로 '뮌헨 참사'40주년을 맞은 이스라엘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뮌헨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최근 불가리아 공항 주차장에서 발생,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버스 테러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소행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터이다. 국내 비밀 경호대 '신베트'요원들을 런던에 보낸 데 이어, 모사드도 '바요넷'(Bayonetㆍ총검)이라는 특별 팀을 꾸려 급파했다.
■ 런던올림픽을 앞둔 영국 정부도 올림픽 테러 트라우마가 있다. 2005년 7월 7일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런던이 선정돼 환호에 들뜬 다음날 출근길 지하철ㆍ버스테러로 56명이 숨진 사건부터다. 그래서인지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안전에 1조원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다. 군 병력만도 1만3,500명이 투입돼 선수 1인당 군인 1.7명꼴이다. 영화 007시리즈의 모델인 MI5 요원 4,000명도 투입됐다. 런던시 6개 장소에는 지대공 미사일이 배치됐고 템즈강에는 경항공모함이 대기 중이다.
■ 영국이 예상한 주요 테러 위협집단은 알 카에다와 북아일랜드 무장세력인 IRA지만, 잠재적 위험요소로 '외로운 늑대'형 공격을 꼽았다. 한두 명이 자율적으로 모의하는 까닭에 사전에 적발될 가능성이 적고 추적이 어렵다. 지난 3월 프랑스 툴루즈에서 알카에다를 자칭한 20대 청년이 감행한 총격 테러가 대표적 사례. 지난해 76명을 숨지게 한 노르웨이의 테러범 브레이비크 역시 '외로운 늑대'였다. 올림픽은 어떤 정치적 목적도 배제된 순수한 스포츠 축제여야 한다.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