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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순환출자 해소 "비용 얼마 드나"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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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순환출자 해소 "비용 얼마 드나" 공방

입력
2012.07.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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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끼리 꼬리에 꼬리를 물고 출자관계를 이어가는 순환출자는 재벌총수가 적은 지분으로도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핵심고리. 매번 재벌지배구조 개혁의 핵심테마로 지적이 되어 왔지만, 대선을 앞둔 올해는 재계와 정치권에서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여당은 신규순환출자에 대해서만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기존 순환출자까지 전면적 해소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순환출자해소 비용을 놓고 재계와 시민단체 사이에 날 선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재계가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고 주장하는데 대해 시민단체에선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23일 재계전문사이트인 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비용은 4조3,290억원,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6조86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 순환출자로 연결된 계열사 중 최소비용이 예상되는 회사를 선택해 연결지분을 대주주가 매입하거나 해당 계열사가 자사주로 매입할 때 드는 비용을 추산한 것이다.

이 금액은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 일가의 상장사 지분가치(13조원)의 3분의1,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상장사 지분가치(10조원)의 3분의2에 못 미치는 액수. 두 기업을 포함해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등 6개 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비용은 총 14조6,440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제개혁연구소도 최근 순환출자가 존재하는 그룹 15곳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매각해야 할 지분가치는 9조6,00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현대차가 6조1,66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중공업(1조5,763억원) 삼성(1조2,185억원) 등의 순이었다. 경제개혁연구소 채이배 연구위원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매각해야 할 지분가치 규모는 소수 상위 그룹을 제외하면 크지 않다"며 "순환출자 허용은 일부 그룹의 지배주주가 자기 자금이 아닌 계열사 자금으로 과도한 경영권을 행사하도록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해당그룹들은 현실을 도외시한 계산이라고 반박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출자 구조상의 추정치일 뿐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식 추가 매입,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도 상승 등 간접 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최소 십수조원 혹은 그 이상이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순환출자의 강제해소는 긍정적 효과 보단 국가 경제에 악영향이 더 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순환출자가 있다고 가공자본(장부에만 있고 실제로는 없는 자산) 형성비율이 높아지는 게 아니다"며 "인위적 규제로 기업이 신규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써야 할 돈을 지배권 강화에 묶어두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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