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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홈쇼핑 수화 상담 전문가 3인방/ "수화 통역 봉사 덕에 일자리까지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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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홈쇼핑 수화 상담 전문가 3인방/ "수화 통역 봉사 덕에 일자리까지 얻었네요"

입력
2012.07.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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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언어장애인 같은 농아인도 TV 홈쇼핑과 온라인몰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구입한 물건에 대해 상담할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게 가능해진 건 수화 전문 여성 상담사 3인방 덕분이다. CJ오쇼핑 소속의 박순이(44), 박현선(37), 강영지(22)씨는 17일부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농아인 대상으로 수화 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다.

22일 만난 이들은 짙은 색깔의 의상이 두드러졌다. 그 흔한 액세서리나 기본 화장, 매니큐어는 찾기 어려웠다. 이유를 묻자 한 목소리로 "배려의 의미"라고 했다. 박현선씨는 "수화는 손이 잘 보여야 하는데 화려하거나 밝은 색상의 의상, 액세서리, 매니큐어 등은 시선을 분산시켜 집중할 수 없게 한다"고 했다. 이어 "따로 마련된 상담실에서 영상 전화기를 통해 상담을 하는데, 이는 수화에만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엔 400여명의 전화 전문 상담사들이 한 층을 쓰고 있지만, 세 사람은 농아인 대상 수화를 위해 별도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점이 많다. 모두 국가공인 수화통역사 자격증이 있고, 이미 오랜 시간을 농아인들과 함께 생활해왔다.

1992년부터 수화를 배우기 시작한 박순이씨는 2007년 국가공인 자격증을 땄다. "수 십년 전부터 수화는 생활이었어요. 어릴 때 동네에 농아인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수화를 접했고, 이런 인연 때문에 관공서나 병원 등에서 자원 봉사자로 꾸준히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박현선씨도 경기 평택에 있는 국립한국재활복지대학 수화통역과에서 2년간 공부해 자격증을 획득했다. 재학 중엔 수업 시간에 장애 학생들을 위해 강의 내용을 수화 통역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졸업 후엔 3년간 한국농아인협회에서 일했다. "사진을 전공했기 때문에 원래 현상소를 했어요. 그때 사진에 관심이 많은 농아인들이 찾아오더군요. 상담 업무를 해주면서 수화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수화 통역사가 직업이 됐네요."

막내인 강영지씨는 "부모님이 농아인이어서 수화는 익숙한 언어였다"며 "수화로 봉사활동을 하다 작년에 정식으로 자격증을 땄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수화 전문 상담사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평생 수화와 함께 하겠다는 각오이기도 하다.

수화 상담 전문가로 힘차게 출발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한 번은 20대 여성 농아인이 냄비가 파손됐다고 전화했어요. 파손 부위나 정도 등을 어떻게 수화로 서비스해야 할지 고민 되더라고요. 그 많은 상품들의 특징 등을 수화로 잘 표현해 농아인들에게 전달하는 게 숙제가 될 것 같아요." 박순이씨 얘기다.

비장애인들을 향한 바람도 있다. 박순이씨는 "농아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농아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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