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총기난사 사건에 할리우드도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용의자 제임스 홈스의 범행이 '배트맨' 원작 만화 및 영화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영화 제작사 워너 브러더스는 책임론이 불거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워너 브러더스는 23일 멕시코에서 예정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홍보행사를 전격 취소키로 했다. 행사에는 크리스천 베일(배트맨 역), 앤 해서웨이(캣우먼 역) 등 주연배우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다. 일본 도쿄에서 예정된 홍보 행사 및 프랑스 파리의 개봉 행사도 취소됐다.
워너 브러더스는 또 개봉을 앞둔 액션 영화 '갱스터 스쿼드'의 예고편 방영도 중단키로 했다. 션 펜과 라이언 고슬링 등이 출연하는 예고편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 직전에 방영됐으나 내용 중에 이번 사건과 비슷한, 영화관에서 관람객에게 기관총을 난사하는 장면이 있어 방영이 즉각 취소됐다. 할리우드의 다른 제작사도 사건의 파장을 우려하며 잔뜩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워너 브러더스, 소니, 디즈니,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등의 대형 제작사는 희생자 추모 차원에서 23일까지 박스오피스(영화예매 순위) 집계를 중단키로 뜻을 모았다. 그럼에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인기몰이는 계속돼 이 영화는 지난 주말에만 1억 6,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액션영화 '어벤저스'(2억 740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의 흥행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범행이 '다크 나이트 라이즈'뿐 아니라 원작 만화인 '다크 나이트'(1986년ㆍ프랭크 밀러 작)와 닮은 점이 많다는 점에서 모방범죄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AP통신은 포르노 영화관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만화)이나 증권거래소 및 미식축구장에서 무고한 사람에게 총을 쏘는 장면(영화) 등이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극장체인인 AMC는 모방범죄 가능성이나 관객들의 불안을 우려해 배트맨 복장을 하거나 모형 총을 들고 극장에 오는 관람객의 입장을 금지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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